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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돼지아빠' 전남대병원 정명호 교수 29일 정년퇴임...''노벨과학상 수상자 배출 위해 남은 인생 바칠 것''

김선균 | 2024/02/27 20:37

'돼지아빠'로 불리며 37년 동안 환자들을 돌본 전남대병원 순환기내과 정명호 교수가 29일 정년퇴임한다.

(광주가톨릭평화방송) 김선균 기자 = 정년퇴임이 얼마남지 않았지만 전남대병원 순환기내과 정명호 교수는 여전히 새벽 5시 30분에 출근합니다.

자신을 트레이드 마크(?)인 흰 가운에 청진기를 목에 둘러멘 그는 오전 6시 30분 병동과 중환자실, 응급실을 돌며 회진을 마친 뒤 오전 7시 30분부터 외래진료나 시술 등을 시작합니다.

토요일에는 스텐트 개발을 위한 동물실험을 하고 주일에는 평일보다 1시간 늦게 나와 연구를 이어 갑니다.

이런 일상은 정 교수가 전남대병원에 임용된 지난 1987년 이후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37년째 현재 진행형입니다.

정 교수의 전남대병원 교수직은 29일이 마지막이지만 37년 동안 이어져온 일상은 광주보훈병원으로 보금자리를 옮겨 지속됩니다.

다음달 4일부터 광주보훈병원 순환기내과에서 곧바로 진료를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정년퇴임이 얼마남지 않았지만 전남대병원 순환기내과 정명호 교수는 여전히 새벽 5시 30분에 출근해 환자들을 돌본다.

“퇴임하면 연봉의 10배를 준다며 오라는 병원이 많았지만 전남대병원보다 월급이 적은 보훈병원을 선택했다"고 말한 그는 "국립병원 등에서 꾸준한 연구와 진료를 통해 한국인심근경색증등록연구 및 스텐트 개발 등을 평생 지속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심근경색증과 관상동맥 분야를 진료하는 정 교수는 하루에 외래환자 250여명을 보는 등 지금까지 진료한 외래환자가 1만2000여명에 이르고 시술은 해마다 3000~4000여건을 진행했습니다.

서울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정 교수만큼 진료와 시술을 많이 하는 교수는 드물지만 그가 진료를 시작했던 1987년에는 심근경색증 환자가 거의 없었습니다.
 
전남대병원 정명호 교수의 제자들이 정 교수의 정년퇴임을 축하하고 있다.<사진출처=정명호교수 SNS>

심장판막 환자가 많았기 때문에 진료 또한 주로 혼자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 교수는 “한국인이 갈수록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비만, 당뇨병, 고혈압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심근경색증이 증가할 거란 확신이 있었다”며 “결국 환자수도 폭증했으며 시술 건수 또한 엄청나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심근경색 환자는 지난 2016년 9만5249명에 불과했지만 2020년에는 12만2231명으로 늘어고, 정 교수의 시술 건수 또한 1993년 수백건에 불과하던 것이 2006년에는 4000여건에 달했습니다. 

30여년간 한국인의 심근경색증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셈입니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흡연은 심근경색의 4대 위험인자로 정 교수는 특히 담배를 끊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합니다.

심장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관인 관상동맥에 콜레스테롤이 쌓이는 등의 이유로 피가 심장에 잘 공급되지 않으면 심장근육에 경색이 오게 되고 이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좁아지거나 막힌 혈관에 스텐트를 넣어 확장시키고 약물 치료를 통해 다시 좁아지지 않게 합니다.

정 교수가 주로 하는 심근경색증 시술인 관상동맥중재술은 좁아지거나 막힌 혈관을 스텐트를 넣어 확장시키며 이후 약물 치료를 통해 다시 혈관이 좁아지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정 교수는 “스텐트를 국산화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개발한 이후에는 혈전이 안 생기고 심근경색이 재발하지 않는 스텐트를 개발하는데 성공해 미국 특허까지 등록했다”며 “의사가 스텐트를 만들게 되면 업체들이 개발한 것보다 더 우수한 스텐트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정 교수가 받은 스텐트 관련 특허는 총 84개로 이 가운데 실용화한 제품은 ‘타이거 스텐트’와 ‘타이거 레볼루션 스텐트’ 등 두 가지입니다.

‘타이거 스텐트’는 스텐트 국산화 노력의 산물로 지금까지 126례를 시술했고, ‘타이거 레볼루션 스텐트’는 혈전이 안생기는 등 부작용을 줄인 신개념 스텐트로 20명에 대한 임상 사용 실험이 끝나 추후 절차를 통해 식약처 사용 승인을 받으면 환자 치료에 실제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전남대병원 정명호 교수가 지난 23일 퇴임식을 가진 뒤 가족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출처=정명호교수 SNS>

정 교수는 급성심근경색증 분야에서 세계에서 가장 많은 425편의 논문을 발표했고 지난 2006년에는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이 됐습니다.

지역의 의과대학 교수가 과학기술한림원 회원이 된 건 정 교수가 처음입니다.

정 교수는 스텐트 개발을 위해 인간의 심장과 가장 비슷한 돼지로 동물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돼지아빠'라는 애칭도 이 때문에 생겨났으며 지난 1996년 미국 메이요 클리닉 연수에서 복귀한 후 국내최초로 돼지 심장을 이용해 지금까지 3718마리의 동물 심도자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특히, 정 교수는 지난 2005년부터 한국인 심근경색증등록연구(KAMIR)를 시작해 현재까지 8만3000여명의 환자를 등록했고, 논문 422편(SCI 387편)을 미국의학협회지(JAMA), 영국 의학전문지(Lancet), 영국의학저널(BMJ) 등에 발표하는 등 심근경색증 분야 연구 중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업적을 이뤄냈습니다.

논문 또한 1920편과 96권의 저서를 발표해 국내 최고 수준의 연구업적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정 교수는 “인생 목표가 국립심혈관센터 설립과 노벨과학상을 배출하는 것이었는데 그래도 하나의 목표는 이뤄냈다”며 “앞으로 남은 인생도 꾸준한 연구와 진료활동, 그리고 특허개발로 우리나라 최초의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하기 위해 끊임없이 정진하고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지며 환하게 웃었습니다.

<저작권자(c)광주가톨릭평화방송,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작성일 : 2024-02-27 20:29:16     최종수정일 : 2024-02-27 20:3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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