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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선교> 어느 교리교사가 안내하는 전례상식-‘미사보 및 미사 전 주례사제의 기도'(1)

광주가톨릭평화방송 | 2019/09/03 15:41

ⓒ 광주가톨릭평화방송
 

프로그램명: ‘향기로운 오후, 주님과 함께


방송시간: 93(), 오후 235250


방송 제작: 조미영 PD, 진행: 박소현 아나운서


주제: 어느 교리교사가 안내하는 전례상식-


미사보와 미사 전 주례사제의 기도’(1)


 


진행자: 이 시간은 가톨릭 전례를 평신도의 눈높이에서 생각해보는 시간입니다.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손석준(엘리야) 교수와 이 시간 함께합니다. 오늘은 미사보와 미사 전 주례사제의 기도에 대해 알아 볼 텐데요. 알아보기 전에 순교자성월에 대해서 먼저 짚어보면 좋겠습니다.


 


손석준 교수: 성월(月聖) 이란 교회에서 특별히 어느 달을 정하여 예수님과 성모님, 그리고 성인께 봉헌하고 그 달에 맞는 신심이나 덕을 쌓도록 도와주고 있는데 그 달을 성월이라고 합니다. 한국 교회는 해마다 9월을 순교자 성월로 지내면서, 이 땅의 모든 그리스도인이 순교자들을 기억하며 그들의 삶을 본받도록 이끌고 있다. 9월은 특별히 우리나라의 순교 성인 103위를 비롯하여 순교 복자 124위 등 수많은 순교자의 굳센 믿음을 본받고자 다짐하는 때이다. 19845월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방한하여 103위 복자를 시성하였다. 또한 20148월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우리나라를 찾아, 순교자들 가운데 103위 성인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순교 사실이 새롭게 드러나고 지역에서 현양되던 124위를 시복하였다. 순교자들은 평소 하느님을 체험하며 살았기에 목숨을 내놓을 수 있었다. 오늘날은 피를 흘리며 신앙을 증언하는 시대가 아니지만, 선조들의 순교 영성을 어떻게 본받을 수 있겠는가? 일상생활의 크고 작은 어려움을 이겨 내고자 노력하는 자세가 그 첫걸음일 것이다. 시복 시성 기도문과 순교자 성월 기도문을 바친다.


 


진행자: 그리고 이번주일은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이었습니다?


 


손석준 교수: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5년 공동의 집인 지구를 돌보는 것에 관한 회칙 찬미받으소서를 반포하면서 해마다 91일을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로 지내기로 하였다. 이날 교회는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피조물의 의미를 묵상하고, 창조 질서를 파괴한 우리의 잘못을 회개하며, 생태계를 보호할 것을 다짐하는 시간을 가진다. 기도의 날은 지역교회의 사정에 따라 91일부터 104일 사이에 편한 날을 택해서 거행할 수 있다. ‘우리의 지구를 위한 기도그리스도인들이 피조물과 함께 드리는 기도를 바친다.


 


진행자: 어느 교리교사가 안내하는 전례상식~! 오늘은 미사보와 미사 전 주례사제의 기도에 대해서 알아봅니다. 교수님, 여성들은 미사전례때 미사보를 씁니다. 미사보에 대해서 알려주세요?


 


손석준 교수: 미사보(veil)미사를 비롯한 교회 예식에서 여성 신자들이 머리에 쓰는 수건을 뜻한다. 라틴말로는 '벨룸'(velum)이라고 합니다. 반원 모양의 천으로 흰 색과 검은 색 두 가지가 있는데, 예전에는 대개의 경우 흰 색 미사보를 쓰고 장례 미사의 경우 검은 색을 썼으나, 요즘은 일반적으로 부활의 새 생명을 상징하는 흰 색을 사용하고 있다.


 


진행자: 언제부터 이 미사보를 쓰게 됐는지 그 유래가 궁금합니다?


 


손석준 교수: 미사보의 유래는 구약 시대 관습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사악의 아내가 될 레베카는 장차 남편이 될 이사악 앞에서 너울을 꺼내 얼굴을 가렸고, 모세와 엘리야는 하느님 앞으로 나아갈 때 자신의 얼굴을 가렸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후자는 하느님에 대한 경외심과 두려움을 상징합니다. 여성들이 외출복의 일부인 베일로 머리를 가리는 관습은 신약 시대에도 이어졌습니다. 바오로 사도가 코린토인들에게 보낸 첫째 편지에서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어떠한 여자든지 머리를 가리지 않고 기도하거나 예언하면 자기의 머리를 부끄럽게 하는 것입니다”(1코린 11,5). 이어서 이런 말이 나옵니다. “머리를 가리지 않으려면 아예 머리를 밀어 버리십시오. 머리를 밀거나 깎는 것이 여자에게 부끄러운 일이라면 머리를 가리십시오”(1코린 11,6). 당시 유다인들 사이에서는 공적인 모임에 참석할 때 머리를 가리는 관습이 있었는데 바오로 사도는 이러한 관습을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요구한 것입니다. 미사전례 때 미사보를 사용하는 것은 초대 교회부터 전해 오는 관습으로 세례성사를 통해 얻게 된 부활의 새 생명을 상징합니다. 또한 화려하게 치장한 머리를 가려 정숙함과 겸손함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진행자: 수녀님들은 베일? 너울로 머리를 늘 가리잖아요~ 이 베일에 대해서도 알려주세요?


 


손석준 교수: 유다인에게 있어 여자가 쓰는 너울은 자신이 결혼한 신분임을 드러냄과 동시에 남편에 대한 순종을 상징합니다. 로마서에서 약혼한 순간부터 붉은 너울을 씀으로써 자신에게 남자가 있음을 드러냈습니다. 이렇듯 여자의 너울은 한 남자에게 속해 있다는 것을 드러내는 표지였던 것입니다. 교회 안에서 초세기부터 하느님을 위해 결혼을 포기하고 평생을 동정으로 살면서 주교를 중심으로 봉사의 삶을 살던 동정녀들이 있었습니다. 4세기부터 이런 동정녀들을 위한 축성예식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주교가 후보자에게 너울을 씌어주는 예식이었습니다. 이후 수녀들이 착용하는 너울 역시 이런 의미를 갖게 되었으니, 서원예식 중 수건을 건네는 중에 "거룩한 수건을 받아 이로서 주 그리스도께 온전히 속하며 교회에 봉사하기 위하여 온전히 봉헌되었음을 모든 이에게 알려주시오"라는 말을 합니다. 아름다운 머리를 가린 다는 것은 세속적인 사치와 허영을 끊어버린다는 뜻이다.


 


진행자: 미사에 참례하는 여성은 반드시 미사보를 써야 하나요?


 


손석준 교수: 교회법이나 전례규정 어디에도 미사에 참례하는 여성은 반드시 미사보를 써야 한다는 규정은 없습니다. 다만 그 속에 담겨진 의미를 잘 이해한다면 의무는 아니라 할지라도 좋은 전통으로 받아들일 수는 있을 것입니다. 외국교회에서는 대부분 미사보를 사용하지 않고 있지만 한국교회에서는 여성신자들에게 성체를 영할 때만큼이라도 가급적 미사보를 쓰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거룩한 미사를 봉헌할 때 세속적인 삶으로부터 회개했다는 마음의 표현으로 머리에 미사보를 쓰는 것이 좋겠습니다.


 


진행자: 여성에게만 미사보를 쓰라는 것을 성차별이라고 해서 미사보를 안 쓰는 분들도 있어요~


 


손석준 교수: 요즘에 와서는 미사 중에 미사보를 쓰지 않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때로는 남녀평등 사상이 강조되면서, 여자들에게만 미사보를 쓰도록 강요하고 있는 것은 부당하다는 논란이 일기도 합니다. 특히 젊은 세대일수록 여성에게 미사보를 쓰라는 것을 성차별이라고 반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받아들이기 보다는 초기 교회로부터 내려온 오랜 전통이라고 봐야 마땅합니다. 다만 미사보, 즉 하얀 보는 영세 때 다짐했던 영적인 깨끗함을 잘 지켜나간다는 뜻을 담고 있는 만큼 이를 잘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미사보를 사용하는 것은 교회법에 따른 것은 아니지만 교회의 좋은 전통으로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사 중에는 반드시 미사보를 써야 한다라는 형식을 뛰어넘어, 미사보가 전례 안에서 드러내는 하느님 앞에서의 겸손과 낮춤’, ‘단정함과 경건함이라는 의미를 깨닫는 것이 더 중요할 것입니다. 또한 지나치게 값 비싸고 화려한 문양의 미사보에 신경을 쓰기 보다는, 미사보를 쓰며 그 의미를 되새기며 전례에 경건하게 참여하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미사보는 형식의 의무가 아니라, 하느님께 자신의 겸손한 마음을 드러내는 표지이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남성은 왜 너울을 사용하지 않나요?


 


손석준 교수: 미사보는 동정녀나 수도자의 너울과 마찬가지로, 그리스도와의 혼인을 드러내는 표지로 해석될 수 있다고 봅니다. 어떤 이는 '남자는 왜 너울을 사용하지 않는가?'하고 질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여성과 너울이 갖는 상징적 의미로 설명될 수 있습니다. 사도 바오로는 그리스도와 교회의 관계를 혼인에 비유하여 설명하곤 하였습니다. 그런데 교회 안에 남성도 많지만 교회는 언제나 여성으로 표상되었습니다. 남자 신자 역시 그리스도의 신부라는 사실은 분명하지만 이러한 상징적 표현은 너무 어색합니다. 그에 비해 여성에게는 그리스도의 신부라는 말이 쉽게 적용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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