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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선교> 가톨릭 사제가 들려주는 도덕경 이야기-"도덕경과 다산 정약용"(1)

광주가톨릭평화방송 | 2019/07/17 15:30

ⓒ 월남리에서 다산이 뒤 돌아 보았을 월출산 모습
 

프로그램명: ‘향기로운 오후, 주님과 함께


방송시간: 717(), 오후 205220


방송 제작: 조미영 PD, 진행: 박소현 아나운서


주제: 가톨릭 사제가 들려주는 도덕경 이야기-


도덕경과 다산 정약용”(1)


 


진행자: 가톨릭 사제가 들려주는 도덕경이야기, 이 시간은 영암본당 김권일 신부님과 함께합니다. 신부님,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해주실지 매우 궁금합니다. 청취자들께서 점점 더 도덕경 이야기에 관심을 가져 주시는 것 같습니다!


 


김권일 신부: 지금까지 도덕경이야기를 하면서, 도덕경과 관련하여 한국 철학자를 언급한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은 한국을 대표하는 조선시대의 철학자 다산 정약용과 도덕경의 인연을 이야기할까 합니다. 최초의 한글로 된 천주교 교리서인 주교요지를 썼으며 죽음으로써 신앙을 지켰던 정약종(아우구스티노)의 바로 아래 동생이 다산 정약용입니다. 다산의 가족과 친척들 중에는 천주교 신자들이 많았고 다산도 이승훈으로부터 요한이라는 이름으로 세례를 받았습니다. 오늘 이야기 하고자하는 다산 정약용은 1801년에 천주교 신자라는 이유로 강진으로 유배를 갑니다. 그리하여 다산은 강진에서 18년 동안 귀양살이를 합니다. 강진은, 제가 지금 사목하고 있는 영암과 맞닿아 있습니다. 다산은 강진으로 유배를 가면서 월출산이 있는 영암을 지나쳐 갑니다. 그때에 그는 월출산을 지나가면서 받았던 느낌과 생각을 다음과 같은 시로 남겼습니다.


 


누릿재 고개 위에 우뚝 솟은 바위들이, 나그네 뿌린 눈물로 언제나 젖어 있네. 월남리 쪽에서 월출산을 보지 말게, 봉우리마다 도봉산을 닮았으니.”


 


기암괴석으로 된 봉우리가 여러 곳에 우뚝 우뚝 솟아 있는 월출산은 영암과 강진에 걸쳐 있는 산입니다. 다산의 시에 등장하는 월남리는 영암과 경계를 이루고 있는 강진군 성전면에 속한 지역입니다. 월남리는 월출산 산봉우리를 병풍 펼치듯 잘 볼 수 있는 곳입니다. 다산이 쓴 시에 의하면, 다산은 영암에서 강진 쪽으로 가는 길인 누릿재를 넘어 가면서 월남리에서 월출산을 뒤 돌아 보았던 모양입니다. 그곳에서 뒤돌아 본 월출산 봉우리가 도봉산 봉우리를 닮아 한양에서 지내던 시절이 떠올라 참담하고 서글픈 감정이 북받쳤을 것입니다. 다산은 귀양살이 도중에 몇 번 더 월출산을 구경하러 왔다고 합니다. 다산 정약용이 넘었다는 누릿재는 지금 정약용 남도 유배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평소에 다산 사상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현재 영암에 살고 있는 저에게 다산은 매우 가깝게 다가오는 인물입니다. 이 방송을 위해, 어제 저는 다산이 월출산을 돌아다보았다는 월남리를 답사하고 병풍처럼 펼쳐진 월출산을 사진에 담아 보았습니다. 오늘 기사에 올릴 사진으로 사용할 것입니다. 하지만 날씨가 흐려서 선명하게 나오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 신부님, 신부님이 계신 영암은 강진과 가깝고, 또 다산이 영암을 거쳐 강진으로 유배를 가면서 월출산을 바라보고 느낀 심정을 시로도 남겼군요! 이러한 다산의 발자취 때문에 철학을 하시는 신부님께서는 더욱 더 다산에 애착을 가지시겠어요!

 



김권일 신부: ! “이 방송을 듣고 계신 청취자 여러분, 정약용의 호가 다산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지만, 또 다른 호가 있다는 것을 아시지요?” 다산 정약용의 호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 중에 우리에게 잘 알려진 호로 사암, 여유당, 다산 등이 있습니다. 다산茶山이라는 호는 정약용이 강진 귀양살이 중에 가장 오랫동안 거처했던 만덕산에서 유래합니다. 정약용은 강진 귀양살이 중에 10년 동안을 만덕산 자락에 거처를 마련하여 지냈습니다. 이 거처지가 오늘날 우리가 다산초당이라고 부르는 곳입니다. 정약용이 머물러 지냈던 만덕산은 차나무가 많아서 다산茶山이라고도 불렀습니다. 이곳에서 정약용은 목민심서와 같은 수많은 작품들을 저술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후대 사람들은 다산茶山이라는 이름으로 정약용을 부르게 됩니다. 정약용에게는 다산이라는 호 외에도 우리에게 잘 알려진 여유당이라는 호가 있습니다. 정약용은 자신을 총애하던 정조가 세상을 떠나자 자신의 고향(남양주시 능내면 마재마을)으로 내려가 자신의 집 서재 입구에 여유당與猶堂이라는 이름을 걸어 놓습니다. 조선시대 지식인들은 평생 기억해야할 자신의 이상이나 가치관을 담은 글자로 호를 지어 집이나 서재를 칭했습니다. 그리고 집이나 서재를 가리키는 호는 그 사람을 칭하는 이름으로 사용하기도 하였습니다. 담헌 홍대용, 연암 박지원, 그리고 완당 김정희 이 모든 이름이 처음에는 서재의 이름이었습니다. 조선시대 지식인들이 책을 읽고 마음에 맞는 벗들과 만나 교류하던 장소 가운데 하나가 서재였습니다. 여유당은 본디 다산의 서재를 가리키는 이름이었지만, 정약용을 가리키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의 전 작품을 모아놓은 책이름이 여유당 전서입니다.

 



진행자: 신부님, 그럼 여유당이라는 호는 어떻게 생겨났나요?

 



김권일 신부: 여유당與猶堂이라는 이름은 정약용이 도덕경15장에서 가져온 이름입니다. 도덕경15장은 도를 체득한 사람의 모습을 이렇게 묘사합니다.


 


예로부터 도를 잘 실행하던 사람은 미묘하고 그윽하게 통달하여 그 심오함을 알 수가 없다. 알 수 없으므로 억지로 묘사해 보고자 한다. 겨울에 강을 건너듯 머뭇거리고(), 사방의 적을 대하듯 두려워하며 의심을 품고(), 손님처럼 엄숙하네. 얼음 녹듯이 막힌 데가 없고, 통나무처럼 질박하고, 계곡처럼 휑하니 비워 있고, 흙탕물처럼 흐릿하네....도를 체득한 사람은 채워지기를 원하지 않는다. 채워지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다 없어져도 채우지 않네.”

 



앞서 소개한 인용문 중에 겨울에 강을 건너듯 머뭇거리고(), 사방의 적을 대하듯 두려워하며 의심을 품고()”라는 대목에 여()와 유()라는 글자가 등장합니다. ()와 유()는 조심스러워 하고 의심이 많은 동물을 가리킵니다. 다산 정약용은 도덕경15장에 나오는 여()와 유()라는 동물의 이름으로 자신의 서재의 이름을 지음으로써, 반대세력에 둘러싸인 자신이 늘 조심하고 경계하면서 지내야한다는 것을 상기시키고자 했습니다. 그는 여유당기(與猶堂記)라는 글에서 여유당을 호로 사용하게 된 이유를 이렇게 밝힙니다. “나의 병은 내가 잘 안다. 나는 용감하지만 지모(智謀)가 없고 선()을 좋아하지만 가릴 줄을 모르며, 맘 내키는 대로 즉시 행하여 의심할 줄을 모르고 두려워할 줄을 모른다. 그만둘 수도 있는 일이지만 마음에 기쁘게 느껴지기만 하면 그만두지 못하고, 하고 싶지 않은 일이지만 마음에 꺼림직하여 불쾌하게 되면 그만둘 수 없다. 그래서 어려서부터 세속 밖에 멋대로 돌아다니면서도 의심이 없었고, 이미 장성하여서는 과거(科擧) 공부에 빠져 돌아설 줄 몰랐고, 나이 30이 되어서는 지난 일의 과오를 깊이 뉘우치면서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선()을 끝없이 좋아하였으나, 비방은 홀로 많이 받고 있다. , 이것이 또한 운명이란 말인가. 이것은 나의 본성 때문이니, 내가 또 어찌 감히 운명을 말하겠는가. 내가 노자(老子)의 말을 보건대, ‘겨울에 시내를 건너는 것처럼 신중하게 하고[], 사방에서 나를 엿보는 것을 두려워하듯 경계하라.[]’고 하였으니, , 이 두 마디 말은 내 병을 고치는 약이 아닌가. 대체로 겨울에 시내를 건너는 사람은 차가움이 뼈를 에듯 하므로 매우 부득이한 일이 아니면 건너지 않으며, 사방의 이웃이 엿보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시선이 자기 몸에 이를까 염려한 때문에 매우 부득이한 경우라도 하지 않는다.” 이상의 설명처럼, 정약용의 여유당이라는 호를 탄생시킨 도덕경15장은, 도를 체득한 자의 모습을 얼음 녹듯이 막힌 데가 없고, 통나무처럼 질박하고, 계곡처럼 휑하니 비워 있고, 흙탕물처럼 흐릿하네....도를 체득한 사람은 채워지기를 원하지 않는다.”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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