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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선교> 가톨릭 사제가 들려주는 도덕경 이야기-“헤르만헤세와 상선약수”(2)

광주가톨릭평화방송 | 2019/05/22 17:17

프로그램명: ‘향기로운 오후, 주님과 함께’(선교프로그램)


방송시간: 522(), 오후 205220


방송 제작 및 진행: 제작 조미영 PD, 진행 박소현 아나운서


주제: 가톨릭 사제가 들려주는 도덕경 이야기-“헤르만 헤세와 상선약수”(2)


 


진행자: 신부님, 앞에서 들려주신 바와 같이 싯다르타는 쉼 없이 흐르는 강물과의 만남을 통해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그럼, 도덕경저자는 강물과의 만남, 또는 물과의 만남을 통해서 어떤 깨달음을 얻었을까 궁금해집니다.

 



김권일 신부: 도덕경저자는 흐르는 물에서 부드러움, 베풀고 살리는 모습, 낮은 곳으로 향하는 모습 보고 배웠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하여 도덕경저자는 물을 가장 좋은 것으로, 그리고 도에 가까운 것으로 예찬합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사무총장 시절에 미국 오바마 대통령에게 자신이 붓글씨로 쓴 상선약수上善若水라는 글을 선물했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습니다.

 



진행자: 상선약수! 신부님, ‘상선약수라는 말은, 무슨 뜻인가요?


 


김권일 신부: 상선약수란 가장 좋은 것은 물과 같다(또는 최상의 선은 물과 같다)라는 뜻입니다. 도덕경8장은 상선약수上善若水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가장 좋은 것은 물과 같다(上善若水). 물은 만물을 이롭게만 할 뿐 다투지 않고, 사람들이 싫어하는 곳에 처한다. 그러므로 도에 가깝다.”


 


앞서 언급했듯이, 도덕경저자는 흐르는 물에서 부드러움, 베풀고 살리는 모습, 낮은 곳으로 향하는 모습 보고 배웠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물의 속성에 빗대어 도를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생각도 갖게 되었습니다. 정남진이 있는 물의 고장 장흥의 평화마을로 들어서는 길목에도 上善若水(상선약수)라고 새겨진 표지석이 세워져 있습니다. 어떤 이가 이 구절을 선택 했는지 궁금합니다. 물의 고장다운 탁월한 선택이라 여겨집니다. 물은 보이는 형태를 지닌 사물 가운데 가장 부드럽습니다. 그리고 물은 모습이 있으나 고정된 모습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유가 철학자들이 추구했던 경지 가운데 하나로 쇄락灑落의 경지가 있습니다.

 



진행자: 신부님, 쇄락의 경지란 어떤 건가요?

 



김권일 신부: . 쇄락이란 온갖 시름과 고뇌가 씻은 듯이 사라져서 상쾌하고 맑으며 집착함이 없는 유연한 마음상태입니다. 쇄락의 경지에 대해 주자의 스승 이통李侗(연평선생)은 이렇게 말합니다. 일찍이 저는 사태를 만났을 때 고체固滯(굳어있고 막혀있음)가 조금도 없다면, 곧 쇄락의 경지라고 생각했습니다.” 대목을 놓고 강신주는 이렇게 풀이합니다. 이통에게 쇄락은 딱딱하게 막혀 정체된 마음의 상태 즉 고체固滯의 상태와 대립되는 마음입니다. 얼음과 물로 비유를 들어보자면, 얼음은 딱딱하고 정체되어 있어서 다른 이들과 부딪칠 수밖에 없는 고체固滯(굳어있고 막혀있음)의 마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은 무엇을 만나든지 그것에 맞추어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는 유연성을 가지고 있어서, 물과 같은 마음이 바로 쇄락의 마음이라 할 수 있습니다. 모습이 있으나 고정된 모습이 없기에, 물의 유연성과 부드러움은 극대화 됩니다. 바로 이점 때문에 물은 장애되는 것들을 넘어서 모든 것을 골고루 적시고 감싸 안으면서도 애착하거나 미워함 없이 넉넉하게 베풀어 모든 생명체를 길러줍니다. 그지없이 부드러운 속성과 함께 고정된 모습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물은 자신을 내세우거나 고집하지 않습니다. “동그란 곳에 있으면 동그래지고, 네모난 곳에 있으면 네모가 되며, 막으면 멈추고 터주면 흘러가서다른 사물들과 갈등을 빚거나 다투는 일이 없이, 사람들이 싫어하는 낮은 곳으로 흘러갑니다. 그러므로 물의 이러한 모습을 도덕경66장은 또 이렇게 예찬 합니다.

 



강과 바다가 모든 계곡 물의 왕이 될 수 있는 까닭은 아래로 잘 처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모든 계곡 물의 왕이 될 수 있다.”


 


진행자: 우리도 물의 이런 모습을 닮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김권일 신부: 물의 이러한 모습은, 화광동진和光同塵의 삶이나 또는 우주의 모든 것들과 거리낌 없이 하나 되어 경계가 없는 무한한 마음인 원융무애의 마음을 떠오르게 합니다. 이와 같은 여러 이유 때문에, 도덕경은 상선약수 즉 가장 좋은 것은 물과 같다고 말합니다. 또 만물을 살리고 이롭게 하며 가장 낮은 곳으로 처하는 물이 도에 가깝다고 물을 예찬합니다. 물은 자신을 고집하지 않기 때문에 모든 사물을 품어줄 수 있고 항상 낮은 곳으로 흘러갈 수 있습니다. 아래로 잘 처하는 물과는 다르게, 세상 사람들은 모두들 높은 곳으로만 오르려하고 남들보다 더 앞서려고 발버둥 치며 자기 자신에게 압박을 가합니다. 눈에 보이는 실적 쌓기에 연연하고 얄팍한 잔꾀와 꼼수를 부려대며 피곤한 인생을 꾸려갑니다. 이러한 인생 안에는 순간순간의 성취감이 가져다주는 짧은 행복은 있을 수 있어도, 근원적이고 앞으로의 인생 전체에서 발할 수 있는 행복은 있을 수 없습니다. 이러한 인생은 마치 발끝으로 서 있는 형국과 같아서 오래갈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인간 자신을 병들게 합니다. 그러므로 도덕경24장은 이런 말을 합니다.

 



발뒤꿈치를 들고 발끝으로 서 있는 사람은 오래 서 있을 수 없고, 큰 걸음으로 걷는 사람은 오래 걷지 못한다. 자신의 관점으로 보는 사람은 참된 깨우침에 도달하지 못하고, 스스로 옳다고 하는 사람은 빛나지 못하며, 스스로 자랑하는 사람은 그 공로를 인정받지 못하고, 스스로 뽐내는 사람은 오래갈 수 없다. 도의 관점에서 보면 이것들은 남은 밥찌꺼기나 군더더기 같은 행동에 불과하다. 만물은 이것들을 싫어한다. 그러므로 도를 얻은 자는 이렇게 하지 않는다.”

 



남은 밥찌꺼기나 군더더기 같은 행동에서 맴돌며 살아가는 모습은 우리들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낮은 곳으로 흐르는 물은 자신이 지닌 부드러움과 고정되지 않은 모습 때문에, 모든 것을 적실 수 있으며 모든 곳으로 스며들 수 있습니다. 딱딱한 명령과 분노의 말은, 귓가를 때릴 수는 있어도 마음 속 깊이에 스며들어 마음을 자발적으로 움직이게 할 수는 없습니다. 고정된 모습이 없고 빛깔과 맛이 없으며 한없이 부드러운 물은, 온갖 것들의 더러움을 씻어주되 자신의 빛깔과 맛을 그것들 안에 새겨놓지 않습니다. 때문에 그것들의 본 모습이 그대로 되살아 날 수 있습니다. 물처럼, 부드러우면서도 자기를 앞세우지 않고 이해타산의 빛깔이 없는 순수한 마음으로 세상을 감싸 안을 때 세상 또한 본래의 생기를 되찾고 생명의 노래로 화답해 올 것입니다. 자연 사물 가운데 사랑을 가장 많이 닮은 것이, 물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도덕경은 이러한 물을 도에 비유합니다. 요한1는 말합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4,16) 그러므로 사랑을 닮은 물은 무한히 너그럽고 자비로운 하느님을 닮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구약성경에서 물은 하느님의 현존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진행자: 오늘은 헤르만 헤세가 들려준 강물에 대한 이야기도덕경의 상선약수에 대해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톨릭 사제가 들려주는 도덕경이야기, 지금까지 영암본당 김권일 신부님과 함께했습니다. 신부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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