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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선교> 가톨릭 사제가 들려주는 도덕경 이야기-도에 이르는 길(2-2)

광주가톨릭평화방송 | 2019/03/06 18:06

ⓒ 김권일 신부와 영암본당 임마누엘성가대
 

프로그램명: ‘향기로운 오후, 주님과 함께’(선교프로그램)


방송시간: 36(), 오후 205220


방송 제작 및 진행: 제작 조미영PD, 진행 박소현 아나운서


주제: 가톨릭 사제가 들려주는 도덕경 이야기 - 도에 이르는 길(2-2)

 



진행자: 신부님, 더하고 쌓고 보태는() 방식으로 가능한 학문활동과 덜어내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도닦음은, 서로 추구하는 바가 다른 인간의 활동이군요!


 


김권일 신부: ! 도덕경48장의 일부 내용을 다시 한 번 언급해 보겠습니다. “학문 활동(爲學)의 길은 날마다 더하고 쌓아가는 것()이며, 도 닦음(爲道)의 길은 날마다 덜어내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도덕경저자는 학문활동과 도닦음을 함께 말하고 있지만, 그 주안점을 도닦음에 두고 있습니다. 도덕경저자는, 도닦음이 지식을 보태고 쌓아가는 학문활동의 방법으로는 불가능하다는 점을 말하면서, 동시에 학문활동은 반드시 도닦음과 병행해야 한다는 것도 암묵적으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학문활동과 도닦음, 이 둘은 서로 행하는 방식이 다른 것이지만, 이 양자는 우리 삶 안에서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떻게 관련이 있나요?

 



김권일 신부: 인간은 선천적으로 세계를 지각할 수 있는 감각기관과 또 감각기관이 지각하여 전해 주는 경험의 자료들을 사유할 수 있는 이성을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에, 지식을 추구하는 것은 우리 인간의 본성에 속합니다. 본성상 알기를 원하는 인간이 학문활동을 통해서 지식들을 쌓고 축적하면 할수록 더욱 더 인간의 지적 세계는 풍부해지고 새로운 생각들을 지닐 수 있습니다. 그래서 도덕경48장은, “학문활동(爲學)은 날마다 더하고 쌓는 ()이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지식과 생각은 우리 인간에게 필요한 발견과 발명을 끊임없이 제공해 왔고 동시에 비판기능을 통하여 우리 인간의 삶을 이끌어 왔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지식이 탐욕과 결합될 때 지식은 그 비판기능을 상실한 채 쉽게 탐욕의 도구로 전락할 수 있습니다. 또한 지식은 많으면 미혹되는(多則惑)” 병폐를 낳아, 인간 자신이 지식의 노예가 될 수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무한 경쟁, 약육강식의 논리가 지배하는 사회입니다. 이 사회에서 남들보다 앞서고 낙오자가 되지 않기 위한 중요한 방법으로 강조되는 것이 지식 쌓기입니다. 남들보다 더 많은 지식과 정보를 쌓고 소유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식을 강조하면 할수록 우리 인간은 자신이 소유한 지식에 얽매이게 됩니다. 그 러한 지식은 나를 자유롭게 하고 나를 깊이 있는 사람으로 성장시켜주지는 못하고, 단지 앞으로 획득하게 될 재산이나 사회적 특권에 유용할 뿐이며 쉽게 욕망의 도구로 전락합니다. 때문에 에리히 프롬도 소유지향적 지식을 비판합니다. 도덕경은 지식의 이러한 병폐를 피하기 위해서 학문활동(爲學)은 덜어내고 비우는 도닦음(爲道)과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도닦음을 통해서 우리는 자신을 오염시키고 얽매고 있는 생각과 지식들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그럴 때, 비로소 우리가 날마다 쌓는 지식이 탐욕과 허위의 도구나 집착의 대상으로 전락되지 않고, 통찰력과 비판력을 제공해 주는 지혜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학문활동(爲學)과 도닦음(爲道)의 관계에 대해 타이완의 학자 오이吳怡는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학문활동(爲學)’도닦음(爲道)’는 결코 서로 모순되거나 서로를 배척하지 않는다. 또한 학문활동(爲學)’을 부정함으로써 비로소 도닦음(爲道)’이 가능해 지는 것은 아니다. 사실상 양자는 함께 실천할 수 있는 것이다. 그 뿐만이 아니라 양자가 병행될 때만이 비로소 양자의 장점은 더 잘 드러난다. 만일 학문활동(爲學)’만 알고 도닦음(爲道)’을 모른다면, 그러한 지식의 축적은 잘해야 사람을 하나의 박학한 학자로 만들어 놓을 뿐, 마치 하나의 도서관처럼 그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 쓸모가 없다. 반대로 오직 도닦음(爲道)’만 알고 학문활동(爲學)’의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허무와 무지몽매함에 빠지게 되고 그리고 시대에 뒤지고 어리석기 짝이 없는 사람과 다를 바 없이 될 것이다. 이런 사람이 어떻게 천하를 취할 수 있으며 천하를 다스릴 수 있겠는가?

 



진행자: 오이吳怡의 이러한 주장이 참으로 타당한 견해인 것 같습니다. 신부님은 신학교에서 신학생들을 가르치고 지도하면서 학문활동과 영성생활, 이 양자를 어떻게 결합시킬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많이 하셨으리라 생각됩니다.

 



김권일 신부: ! 그렇습니다. 불교에서도 이와 비슷한 고민들을 오랫동안 해왔습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답을 중국의 승려 종밀宗密(789-841)이 잘 제시한 것 같습니다. 종밀의 주장에 따르면, 깨달음에 이르기 위해서는 헛되이 침묵만 지키는 멍청이 선(痴禪)’과 단지 글자에만 매달려 있는 미치광이 지혜(狂慧)’의 양극단을 피해야 합니다.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학습과 선수행을 병행해야 한다는 종밀의 가르침은, 학문활동과 도닦음에 대한 도덕경의 입장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진행자: 이상과 같이 학문활동(爲學)과 도닦음(爲道)에 대한 도덕경의 입장을 파악했으니, 지금부터 도닦음(爲道)에 속하는 덜어냄()’의 공부에 대한 도덕경의 요구를 알아보면 어떨까요?


 


김권일 신부: 덜어냄()이란, 인간 자신을 오염시키는 것들을 비워내고 없애는 것이며, 내가 집착하고 있는 것을 내려놓는 것(放下)입니다. 비우고 집착한 바를 내려놓고 얽매임에서 벗어나는 공부가 바로 덜어냄() 공부입니다.

 



진행자: 신부님, 그렇다면 덜어내고 없애야 할 것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요?


 


김권일 신부: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것은 바로 지식()과 욕망입니다. 덜어냄()과 관련하여 도덕경은 다음과 같은 주장들을 말합니다. “그 마음을 비우게 하고(虛其心)” 그 의지를 부드럽게 하고(弱其志)”무지하고 무욕하게 하고(無知無欲)”(3) 두루 사방에 환히 통달하되 무지할 수 있겠는가?(明白四達, 能無知乎)”(10) 생각을 줄이고 욕심을 적게 하라(少思寡欲)”, “지식을 끊고 허황된 말을 버려라(絶智棄辯)”(19) 잘못된 배움을 끊어 버리면 근심이 없다(絶學無憂)”(20) 만족할 줄 알면 치욕을 당하지 않고 적당히 멈출 줄 알면 위험하지 않는다(知足不辱, 知止不殆)”(44). 이러한 대목들을 통해서, 우리는 도덕경저자가 의도하는 덜어냄()’의 구체적인 내용을 크게 두 가지로 종합해 낼 수 있습니다. 하나는 지식()의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욕망의 문제입니다. 도덕경3장이 요구하고 있는 무지무욕(無知無欲)’은 이 점을 잘 나타내 주고 있습니다.


 


진행자: , 김권일 신부님과 함께하는 가톨릭사제가 들려주는 도덕경 이야기오늘은 도덕경의 도에 이르는 길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신부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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