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가톨릭평화방송) 김리원 기자, 김은유·김지형 수습기자 = 천주교광주대교구는 오늘(5일) 오전 10시 염주동성당에서 지난 3일 지병으로 선종한 고(故) 김재학 라파엘 신부의 장례미사를 봉헌했습니다.
고인을 추모하며 엄숙한 분위기에서 봉헌된 이날 장례미사는 광주대교구장인 옥현진 대주교가 주례한 가운데 전임 교구장인 최창무 대주교, 김희중 대주교, 사제와 수도자, 유가족, 신자 등 1천500여명이 참례했습니다.
천주교광주대교구는 5일 오전 10시 염주동성당에서 故 김재학 라파엘 신부의 장례미사를 봉헌했다.
옥 대주교는 “우리는 지금 김재학 라파엘 신부님과 미사를 통해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있다”며 “58세면 이제 하느님의 뜻을 알고 귀가 순해져 초연한 삶을 살아갈 나이인데 하느님의 부르심을 일찍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옥 대주교는 “김 신부님은 33년 동안 용당동, 원동, 독일 유학, 흑산도, 치평동, 고흥,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호남동, 사회사목, 광주인권평화재단 상임이사, 노대동, 담양, 조례동, 오치동에서 사목해 오셨다”며 “2년 전 간암이 발견돼 치료를 해오시다 지난 3일 사도 야고보 축일에 하느님 품에 안기셨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신학생 시절 김재학 신부님과 같은 교수 신부님께 논문 지도를 받으며 토론하고 의견을 나눴던 추억이 있다”며 “김 신부님은 토론 시간에 누구보다 열정적인 발표를 나눠 주셨고 늘 미리미리 공부해 오셨다”며 고인을 기억했습니다.
그러면서 “사회 문제와 시사에 대한 관심도 많으셨고 사회의 불의한 모습을 볼 때는 큰 목소리로 의사를 표현하며 열정 가득한 분이셨다”며 “후배 사제들과도 신학생 때부터 함께해 온 학술 동아리인 ‘빈터’ 모임을 지속해 오시며 도시 빈민 문제와 위안부 문제에도 관심이 많으셨다”고 말했습니다.
옥 대주교는 “‘고생하며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는 오늘 이 복음 말씀이 정겹게 다가온다”며 “세상살이 힘든 삶, 십자가의 고통의 길을 다 걷고 나면 주님께서 우리에게 안식을 주실 것을 믿기 때문이다”고 말했습니다.
끝으로 “이제 주님 안에서 안식을 누리시길 빈다”며 “하느님을 믿고 살아온 그 믿음으로 우리는 죽음이라는 슬픔을 이겨내고 기도 안에서 김 신부님과 일치하게 될 것”이라고 고인을 추모했습니다.
故 김재학 라파엘 신부의 신학교, 사제서품 동창인 이정주 신부가 추모사를 전하고 있다.
이날 장례미사 중 추모식에서는 故 김재학 라파엘 신부의 신학교, 사제서품 동창인 이정주 신부가 추모사를 낭독했습니다.
이정주 신부는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고 사제로 한 생을 살아가면서 함께 걸을 수 있는 벗을 가졌다는 것은 커다란 축복이 아닐 수 없다”며 “함께 공부하고 함께 서품을 받고 평생을 동반자로 살아가는 동창 신부들은 사제직 안에서 하느님께서 주신 가장 큰 선물”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중에서도 재학 신부는 같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같은 해에 신학교에 입학해서 같은 해에 서품을 받은 그런 동창”이라며 “재학 신부는 학생 때부터 사람을 사귀면 아주 깊이 사귀는 친구였다”고 추억했습니다.
그러면서 “2년 전 제가 쓰러져 병원에 입원했을 때 투병을 시작했던 재학 신부는 자신의 상태가 훨씬 위중함에도 불구하고 늘 저에 대한 염려가 먼저였다”며 “속으로는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이 가득했겠지만 겉으로 표시를 잘 내지 않아서 그 두려움과 고통을 깊이 함께 해 주지 못해 너무 미안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평소 방대한 독서량과 철학적인 사고로 많은 책들을 읽고 이를 바탕으로 시대적 상황과 시대적 징표를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한 친구”라며 “그 역량은 농민사목과 이주사목, 정의평화위원장으로서 5·18민주화운동과 세상의 정의에 대한 관심을 통해 광주인권평화재단 초대 상임이사로서 지구촌의 열악한 지역에 민주, 인권, 정의, 평화 증진에 기여하고자 활동할 때 가장 크게 꽃을 핀 것 같다”며 고인의 업적을 기렸습니다.
끝으로 이 신부는 “생애 모든 순간을 말처럼 달려온 그대가 이제 하느님 앞에서 평안한 쉼을 누릴 수 있기를 그리고 그 쉼 뒤에 그대 뒤를 따라가고 있는 우리 동료 사제들과 그대가 아끼고 사랑했던 벗들도 그들을 잊지 않고 추억하며 그들의 꿈과 이상을 끊임없이 이어가고 있음을 기억하기 바란다”며 “기도의 유대 안에서 서로 만나자”고 추모했습니다.
천주교광주대교구는 5일 염주동성당에서 故 김재학 라파엘 신부의 장례미사를 봉헌했다.
강경인(안젤라·조례동성당)씨는 “김재학 신부님은 자기 것 없이 신자들과 성당을 위해서 헌신하신 분이었다”며 “조례동본당 신자들은 기억에서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애도했습니다.
장영남(리디아·호남동성당)씨는 “호남동 성당에서 짧지만 6~7개월 근무하셨다”며 “매일 미사로 거의 함께 했는데 빨리 가셔서 너무 안타깝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故 김재학 라파엘 신부의 추도미사는 오는 7일 오전 11시 담양천주교공원묘원에서 봉헌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