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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교구 정평위 미얀마 난민 지원 활동 동행취재④(끝)]“미얀마를 잊지 말아주세요”

노진표 | 2023/02/13 16:58


 
누룽지를 튀겨 비상식량을 만든뒤 미얀마 난민 등에게 전하고 있다. 이는 43년전 광주에서 '주먹밥'을 만들어 나누던 모습과 흡사 닮았다.

◀ANN▶
(태국 메솟=광주가톨릭평화방송) 김선균 기자·노진표 기자 =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지 2년을 맞은 가운데 많은 미얀마 국민들은 여전히 군부의 무자비한 탄압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지난달 30일부터 태국 국경지대로 피난 온 미얀마 난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천주교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가 현지를 방문하고 있는 가운데 광주가톨릭평화방송 취재진이 동행취재를 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이번 현지 취재의 마지막 소식으로 미얀마의 현재를 기억하고 미래의 희망을 위해 노력하는 이들을 노진표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미얀마와 국경이 맞닿은 태국 메솟지역에는 미얀마의 민주화를 위해 군부에 맞서 싸우는 이들에게 전하기 위해 비상식량을 만드는 이들이 있습니다.
 
민족민주동맹(NLD)소속으로 미얀마에서 의원 생활을 하던 에먀묘(35)씨는 미얀마 군부 쿠데타로 정상적인 의정활동이 힘들어지자 국경을 넘어 태국 메솟으로 건너왔습니다.
 
노동자나 여성들의 인권과 복지 등과 관련한 활동을 하던 그녀는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함께 미얀마의 민주화를 위해 싸우는 사람들을 위해 비상식량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들이 만드는 식량은 군부에 탄압을 피해 이웃 나라로 피난을 온 난민들에게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태국 국경지대로 피난을 온 미얀마인들은 사실상 아무것도 챙기지 못하고 몸만 빠져나온 경우가 많아 먹을 것을 구하는 것조차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취재진이 찾은 비상식량 제작소에서는 분주한 손길이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누룽지를 만들고 이를 튀긴 다음 진공포장을 거쳐 꾸러미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이 모습은 43년전 흡사 광주 양동시장에서 시민군들에게 주먹밥을 만들어 나눠주던 모습과도 무척이나 닮았습니다.

비상식량은 말린 닭고기를 비롯해 튀긴 멸치, 검은 깨, 누룽지 튀김, 땅콩, 비스킷 등 다양한 식품으로 구성됐습니다.
 
미얀마 민주화를 위해 싸우는 사람들과 난민들에게 제공하는 비상식량의 모습

이렇게 만들어진 비상식량은 다른 곳에서 만든 비상식량과 합해져 CDM, 즉 미얀마시민불복종 운동을 포함해 미얀마 민주화를 위해 힘쓰는 이들과 난민, 이주민 등에게 전달됩니다.

에먀묘씨는 한국 정부와 시민들에게 민족통합정부(NUG)를 공식 정부로 인정해달라 호소했습니다.
 
특히, “독재자가 무기를 보여주며 협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만히 보지 말고 미얀마가 민주주의를 회복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와달라”고 거듭 요청했습니다.
 
한편, 미얀마 국민들이 인정하는 유일한 정부인 민족통합정부인 NUG에서 여성청소년부장관을 맡고 있는 수잔나 장관도 “군인들은 국민을 보호해야 하며 국민들을 죽이지 말아야 한다”며 군부에 탄압을 멈출 것을 촉구했습니다.
 
그녀는 “미얀마 국민들은 군부로부터 70년 동안 고통을 겪었으며 이번이 마지막 쿠데타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쿠데타는 미얀마 국민들이 경험한 최악의 사건이며 자신들은 끝까지 싸울 것이고 군대는 원래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수잔나 장관은 “5.18을 다룬 영화 ‘택시운전사’를 보며 많은 영감을 받았다”며 “광주시민들의 연대와 지지가 많은 도움이 되었고 그것은 국제사회에 미얀마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큰 힘이 되었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한편, 메솟지역에서 미얀마 난민 아이들의 교육에 힘쓰는 이들도 많습니다.
 
미얀마에서 교사나 교수, 의사 등으로 일했던 25명의 미얀마인으로 구성된 NEH(Next Education Hub)는 온라인을 통해 미얀마 어린이에게 수학이나 영어 등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민나와스쿨에서 대학 입학과 관련된 설명을 듣고 있는 미얀마 난민 학생들의 모습

이들 교사들 역시 극심한 생활고로 인해 수업에만 전념할 수 없어 복권을 팔거나 페인트칠 등을 하며 어렵게 생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또, 미얀마 난민 학생들이 미국검정고시인 GED시험을 돕고 있는 민마와스쿨에 다니는 학생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기는 마찬가지입니다.
 
13명의 교사들이 57명의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민마와스쿨에서는 현재 29명의 학생들이 GED시험을 준비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모두 400여명의 합격자를 배출했습니다.
 
민마와스쿨 예민탓(36)교장은 “민마와스쿨 학생들이 미얀마의 미래와 발전을 위해 한국에서 유학생들이 장학금을 받으며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이들이 GED시험에 합격하더라도 학비가 없어 대학 진학은 엄두도 내지 못합니다.
 
미얀마 난민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하는데 필요한 비용은 4년 기준으로 적어도 80만바트.
 
우리나라 돈 3천만원 정도가 들어가는 상당히 큰 액수입니다.
 
민마와스쿨 예민탓(36)교장은 “코로나19 이전까지 민마와스쿨 출신 학생들이 홍콩이나 방콕, 캐나다, 미국, 베트남 등 해외에 진학할 수 있었지만 코로나 이후 학생들이 해외에 입학하기 힘들어졌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민마와스쿨 학생들이 미얀마의 미래와 발전을 위해 한국에서 유학생들이 장학금을 받으며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미얀마와 태국 국경지대를 가로지르는 강을 사이에 두고 강 건너편에 있는 미얀마 소수민족인 카렌족들이 국경을 넘어와 물건을 사가고 있다.  

군부의 모진 탄압을 피해 국경을 넘고 있는 미얀마 난민들과 비록 자신의 처지도 힘들고 어렵지만 이들과 연대하는 미얀마 국민들의 모습에서 43년 전 광주시민들이 보여줬던 ‘대동정신’의 모습이 오롯이 비춰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미얀마와 국경이 맞닿은 태국 메솟에서 cpbc뉴스 노진표입니다.

<저작권자(c)광주가톨릭평화방송,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작성일 : 2023-02-05 19:28:42     최종수정일 : 2023-02-13 16:5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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