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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선교> 가톨릭 사제가 들려주는 도덕경 이야기-“지거쾨더의 세족례와 화광동진의 삶”(2)

광주가톨릭평화방송 | 2019/05/15 17:48

프로그램명: ‘향기로운 오후, 주님과 함께’(선교프로그램)


방송시간: 515(), 오후 205220


방송 제작 및 진행: 제작 조미영 PD, 진행 박소현 아나운서


주제: 가톨릭 사제가 들려주는 도덕경 이야기-“지거쾨더의 세족례와 화광동진의 삶”(2)


 


진행자: ‘화기광’, 그 빛을 누그러뜨리고 동기진’, 그 먼지와 함께한다. 자신을 낮추고 천한 것과 어울린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겠네요. 앞서 신부님께서 예수님은 화광동진의 삶을 사셨다는 말씀이 이제 조금 이해가 됩니다. 화광동진이라는 사자성어의 유래를 알아봤는데요. 그 의미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 싶습니다.


 


김권일 신부: ‘화광和光이라는 말의 글자적 의미는 빛을 누그러뜨린다는 뜻입니다. 자기를 뽐내고 싶어 하고 자시 자신을 드러내고 싶어 하고, 자기 자신을 중심에 내세우고자하는 마음을 누그러뜨리고 내려놓는 것이 바로 화광이라는 말이 지향하는 뜻입니다. 도덕경, 또한 귀함은 천함을 근본으로 삼고, 높음은 낮음을 근본으로 삼는다옥처럼 빛나고자 하지 말고 돌처럼 투박해지도록 하라”(39)는 표현을 통하여 자신을 드러내거나 자신을 앞세우고자 하는 욕심을 버리라고 말합니다. 중용에 보면 군자의 도를 설명하면서 의금상경衣錦尙絅이라는 말을 인용하는 다음과 같은 대목이 나옵니다.


 


“‘시경에 비단 옷 위에 홑 겉옷을 걸쳤다(衣錦尙絅)‘라고 읊고 있는데, 이것은 옷의 무늬와 채색이 밖으로 드러나는 것을 꺼리는 것이다. 그러므로 군자의 도는 어둑하면서도 날로 밝아지고, 소인의 도는 뚜렷하면서도 날로 사그라지는 것이다. 군자 의 도는 담담하되 싫증나지 않고, 간결하면서도 무늬와 채색이 있으며, 온화하면서도 조리가 있다.”


 


진행자: 중용에 나온 군자의 의금상경에 대한 대목을 살펴봤습니다.


 


김권일 신부: 의금상경, 즉 화려한 비단 옷을 입을 때는 그 위에 수수한 덧옷을 걸친다. 이 말은 다음과 같은 의미로 적용됩니다. 화려한 비단옷의 아름다움이 너무 밖으로 드러날까 염려되어 비단 옷 겉에 수수한 덧옷 입는 것처럼, 군자는 자기의 덕이 빛나는 것을 가리고 꺼려한다는 의미입니다. 도덕경이 말하는 화광동진에서 화광빛을 누그러뜨린다는 말은 바로 의금상경의 태도와 같습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집착에 사로잡혀, 자기 자신을 드러내고 싶어 하고 자기 자신을 중심에 세우고자 한다면, 다른 사람이나 자연을 존중하고 아끼는 마음을 어떻게 지닐 수 있겠으며 진정으로 다른 사람을 형제요 자매라고 부를 수 있겠습니까?


 


진행자: 의금상경이라! 아름다운 외모와 멋진 옷에 더 눈길이 가는 현대인들에게는 의금상경 즉 화려한 옷 위에 수수한 덧옷을 걸치는 일이 불필요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의금상경이 지향하는 것은 타인을 배려하고 자신의 덕을 내세우지 않으려는 마음과 태도이기 때문에 여전히 소중한 의미를 지닌 말이네요! 그럼 신부님! 화광동진에서 동진同塵이라는 말은 무슨 뜻인가요?

 



김권일 신부: 화광동진에서 동진同塵이라는 말은 먼지와 함께 한다라는 뜻입니다. 동진 즉 먼지와 함께 한다는 글자적인 뜻이 지향하는 은유적 의미는, 먼지처럼 미미한 존재일지라도 세상 어떠한 것과 거리를 두지 않고 함께 하며 어떤 것도 차별을 하지 않고 벗처럼 어울리는 삶을 가리킵니다. 참으로 동진同塵하기 위해서는 화광和光 즉 자신을 드러내고 싶고 앞세우고 싶어 하는 마음을 누그러뜨리고 내려놓아야 합니다. 동진同塵하는 삶의 모습을 도덕경은 또한 현동玄同오묘한 일치라고 칭합니다. 현동이란 불교에서 말하는 원융무애圓融無碍와 같이 아무런 장애나 막힘없이 모든 것과 통하여 조화를 이루는 경지를 가리킵니다. 현동의 경지는, 가까움과 멈, 이익과 손해, 귀함과 천함 등의 차별과 구별을 벗어나 세상 만물과 원융무애를 이루는 경지입니다. 그러므로, 화광동진이란 자기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아무런 사심이나 선입견 없이 세상 만물을 있는 그대로 맞아들이고 세상 만물을 벗처럼 대하며 세상 만물과 생명적 교감 속에 살아가는 삶의 모습을 가리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몇 년 전 성유축성 미사 강론에서 사제들에게 양 냄새가 나는 목자가 되십시오.”라고 말했습니다. 양 냄새 나는 목자!’ 참으로 마음에 와 닿는 표현입니다. 이를 도덕경의 표현으로 말하자면 화광동진하는 목자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화광동진하는 목자로 사는 것이 현대가 필요로 하는 사제의 모습이라는 말씀입니다.


 


진행자: 화광동진의 삶을 사시는 인물 중에 신부님이 특별하게 기억하시는 분이 계시나요?

 



김권일 신부: . 화광동진의 삶을 살았던 많은 사람들 가운데 마더 데레사 성녀(1910-1997)가 떠오릅니다. 그녀는 1928년 그녀 나이 18세 때에 아일랜드 더블린에 있는 로레토 성모수녀회에 입회합니다. 일 년 후 그녀는 인도로 가서 콜카타에서 오랫동안 지리와 역사를 가르치는 교사로 활동합니다. 그러다가 1946년에 새로운 부르심을 받는 체험을 하게 됩니다. ‘가난한 이들 가운데 가장 가난한 이들을 위해 봉사하라는 하느님의 부르심입니다. 이 부르심에 따라 그녀는 많은 기도와 고심 끝에 사랑의 선교회라는 새로운 수도회를 세웁니다. 그리하여 그녀는 빈민들, 죽어가는 사람, 에이즈 환자, 병자들, 나병환자, 그리고 고아들을 돌보는 일에 헌신적으로 투신하여 가장 작은이들에게 자비와 사랑을 베풀며 삽니다. “가장 작은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다”(마태 25, 40)는 예수님의 말씀처럼, 가장 가난하고 버려진 이들을 섬기며 그들 안에서 그리스도를 만나고자 하는 삶을 실천함으로써 기도와 삶이 일치를 이루는 복음적 삶을 살아갑니다. 마더 데레사 성녀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병든 사람과 가난한 사람을 대할 때 우리는 그리스도의 고통 받는 몸을 만지는 것이며, 이러한 손길은 우리의 한계를 뛰어 넘게 합니다. 그것은 혐오감과 우리 안에 내재된 본성을 잊게 합니다. 우리는 부서진 몸과 더러운 옷 속에서 그리스도를 바라보는 깊은 믿음의 눈을 필요로 합니다. 사람한테서 태어난 이들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 그 속에 숨어 있습니다.” 이런 그녀의 삶이야말로 화광동진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상에서 언급한 화광동진의 삶이 우리들에게는 멀게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도덕경의 가르침에서 적어도 세상과 함께 하려는 열린 태도는 얼마든지 배울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기적인 본능에 매몰되지 말고, 자기 자신을 비워가며 타자의 고통과 하소연에 반응하는 측은지심에 충실한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진행자: 오늘은 지거 쾨더의 세족례와 화광동진의 삶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가톨릭 사제가 들려주는 도덕경이야기, 지금까지 영암본당 김권일 신부님과 함께했습니다. 신부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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