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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선교> 가톨릭 사제가 들려주는 도덕경 이야기-"나를 넘어서서 너를 섬기는 삶"(3-2)

광주가톨릭평화방송 | 2019/07/10 15:19

프로그램명: ‘향기로운 오후, 주님과 함께


방송시간: 710(), 오후 205220


방송 제작: 조미영 PD, 진행: 박소현 아나운서


주제: 가톨릭 사제가 들려주는 도덕경 이야기-


나를 넘어서서 너를 섬기는 삶”(3-2)


 


진행자: 신부님, 도덕경이 말하는 자연自然은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자연이라는 말과 같은 건가요? 아니면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는 건가요?

 



김권일 신부: 도덕경저자가 살던 시대에 자연自然이라는 단어는 오늘날처럼 자연계를 뜻하는 말이 아니었습니다. 많은 학자들은 도덕경자연이라는 단어를 스스로 그러하다혹은 본래적으로 그러하다로 해석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해석만으로는 스스로 그러하다본래적으로 그러하다가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파악하기가 막연합니다. 때문에 자연의 의미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라는 글자는 시작또는 처음을 의미하고, ‘이라는 글자는 상태모습을 묘사하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자연自然처음의 모습또는 본래의 모습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도덕경을 보면 처음의 모습또는 본래의 모습을 상징하는 사물이 나옵니다. 그것은 소와 박입니다. 와 박을 합쳐 우리는 소박이라는 단어를 오늘날까지 사용하고 있습니다. 는 아직 염색되지 않은 흰실을 가리킵니다. 은 아직 가공되지 않은 본래 그대로의 통나무를 가리킵니다. 도덕경에서 자연은 소와 박즉 흰실과 통나무처럼, ‘훼손되거나 오염되지 않은 본래 그대로의 참 모습을 말합니다. 그런데. 도와 우주만물은 정지해 있는 것이 아니고 끊임없이 자기 고유한 방식에 따라 생명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우리는 훼손되거나 오염되지 않은 본래의 참 모습을 가리키는 자연, 움직임 안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점을 고려해서, 저는 자연, ‘본래적으로 지니고 있는 자신의 참 모습을 자기 고유한 방식으로 실현하고 있음으로 해석합니다. 도와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인위적으로 조작되거나 왜곡됨이 없이 그리고 다른 것에 의해 방해를 받지 않고 본래적으로 지닌 각자의 참 모습을 자기 고유한 방식으로 실현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자연, 도덕경이 내세우고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입니다. 그러므로 도덕경25장은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사람은 땅을 본받고, 땅은 하늘 본받고, 하늘은 도를 본받고, 도는 자연自然을 따른다.”

 



도덕경64장을 보면, 도를 체득한 성인聖人만물의 자연自然을 돕되 억지로 하지 않는다라는 내용이 나옵니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무위가 만물의 자연을 돕는 것이다는 점을 읽어낼 수 있습니다. 만물의 자연을 돕는다는 것은, 모든 사물들이 본래적으로 지니고 있는 자신의 참 모습을 자기 고유한 방식으로 실현해 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을 의미합니다. , 햇빛, 바람, 다슬기, 버들치, 반딧불이, 개망초, 소나무, 지렁이, 딱새, 다람쥐 등 온갖 생명체들이 기대어 사는 생명의 산과 생명의 강을 인간의 생각과 욕심으로 대하는 것이 아니라 산이 스스로 산다워지고 강이 스스로 강다워질 수 있도록 배려하며 산과 강을 소중히 만나는 것, 그것이 바로 무위입니다. 그러므로 무위는 마르틴 부버가 말한 나와 너(-’)의 태도로 세상을 대하는 것과 같습니다. 도덕경은 무위 개념이외에도, 소유하지 않음(不有), 뽐내지 않음(不恃), 부리지 않음(不宰), 드러내는 자리를 차지하지 않음(不居), 다투지 않음(不爭), 명령하여 간섭하지 않음(不言), 자애로움(), 검소함(), 무지, 무욕 등을 말하고 있는데, 이러한 표현들 역시 무위가 추구하는 자연의 가치가 잘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데 요구되는 삶의 태도들입니다. 이상의 내용을 종합해 볼 때, 무위는 자신의 욕심과 자신만의 생각을 비워내고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면서 하는 행위입니다. 무위는 존중의 태도로 다른 사람이나 자연생명과 관계를 맺고 그들의 생명활동을 돕는 질 높은 행위입니다. 이러한 무위는 모든 개인들의 인격을 충분히 존중하고 자유를 침해하지 않음으로써 모든 개인들 스스로가 자신이 지닌 잠재력과 재능과 그리고 창의력을 발휘하도록 배려하는 삶의 태도입니다. 또한 무위는 그리스도교의 사회교리 가운데 하나인 보조성의 원리를 담고 있는 행동 양식입니다.

 



진행자: 신부님, 보조성의 원리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해 주세요!

 



김권일 신부: 보조성의 원리란, 상위의 단체가 규모가 작은 하위의 단체나 개인의 일을 대신해버리거나 간섭해서는 안 되고, 하위의 단체나 개인이 그 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돕고 보조해주어야 한다는 가르침입니다. 도덕경 57장을 보면, 백성들이 스스로 되어지고’, ‘스스로 바르게 되며’, ‘스스로 넉넉해지고’, ‘스스로 참된 모습을 유지한다는 표현이 등장합니다. 이러한 표현에서 우리는 무위가 타자에 대한 긍정과 존중 그리고 배려를 담고 하는 행위임을 충분히 읽어낼 수 있습니다. 도덕경57장은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무위하니 백성들이 스스로 되어지고(自化), 내가 고요함을 좋아하니 백성들이 스스로 바르게 되며(自正), 내가 일을 만들거나 간섭하지 않으니 백성들이 스스로 넉넉해지며(自富), 내가 무욕하니 백성들이 스스로 참된 모습을 유지한다(自樸).”

 



인간을 비롯한 뭇 생명체를 대할 때, 긍정과 존중 그리고 배려의 자세로 행동하는 무위가 지향하는 바를 순수 우리말로 풀이해 본다면, 그것은 바로 살림살이입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살림살이의 본래의 뜻은, “생명의 살림’(살리다)을 생활화하다입니다. 다시 말하면 타자의 생명을 돕고 살려내는 것을 생활화 하는 것이 바로 살림살이의 본래의 뜻입니다. 우리말의 살림살이가 함축하고 있는 이러한 의미는 무위가 지향하는 바와 일치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무위라는 개념을 우리말로 풀이한다면 살림살이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살림살이로서의 무위 안에 담긴 타자의 생명에 대한 긍정과 존중과 배려의 정신 안에는 당연히 타자의 고유성이 발휘되도록 도우며 타자의 자유와 자발성을 보장하는 삶의 태도가 전제되어 있습니다. 타자의 생명에 대한 긍정과 존중과 배려의 삶이 실천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인간 자신 스스로가 먼저 자기 자신과 기타 존재물에 대한 집착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합니다. 그리고 우주 만물은 보이지 않는 관계의 그물망으로 연결되어 하나의 생명공동체를 이루고 있으며 서로가 서로에게 생명의 덕을 베풀고 있다는 깨달음이 있어야 하고, 이러한 깨달음 안에서 우러나오는 타자의 생명에 대한 깊은 관심과 사랑을 지녀야 합니다. 이는 불가에서 말하는 자비가 연기에 대한 깊은 자각에서 우러나오는 이치와 같습니다. 그러므로 타자의 생명에 대한 긍정과 존중과 배려의 표현으로 간주되는 무위는 자유, 관심, 사랑, 개방성 등을 지향하며 참된 생명의 활동이 은폐되거나 왜곡되지 않도록 돕는 살림살이의 태도가 담겨 있는 행위입니다. 이러한 살림살이로서의 무위는 오늘날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생태계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실천적 삶의 모델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의미를 담고 있는 무위는 타자가 우리의 논리에 의해서 희생되지 않고 또한 우리의 논리가 타자에 의해서 희생되지 않으면서 타자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라고 묻는 메를로-퐁티(Merleau-Ponty)의 물음에 대한 해답이 될 수 있습니다. 생명의 코드로 노자 읽기에서는 무위를 만물에 내재된 리듬에 따라 행하는 것이다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루카복음에서 예수님은 말하십니다.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루카6,36) 이러한 예수님의 가르침대로 자비로우신 하느님의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대하는 것도 또한 바로 무위에 해당하는 태도입니다. 영화 <울지마 톤즈>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고 이태석 신부님의 헌신어린 삶도 무위를 사는 삶이었습니다.


 


진행자: 톨릭 사제가 들려주는 도덕경이야기, 오늘은 나를 넘어서서 너를 섬기는 삶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지금까지 영암본당 김권일 신부님과 함께했습니다. 신부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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