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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선교> 가톨릭 사제가 들려주는 도덕경 이야기-"나를 넘어서서 너를 섬기는 삶"(3-1)

광주가톨릭평화방송 | 2019/07/10 15:17

ⓒ 무위의 삶을 살았던 고 이태석 신부, <울지마 톤즈>
 

프로그램명: ‘향기로운 오후, 주님과 함께


방송시간: 710(), 오후 205220


방송 제작: 조미영 PD, 진행: 박소현 아나운서


주제: 가톨릭 사제가 들려주는 도덕경 이야기-


나를 넘어서서 너를 섬기는 삶”(3-1)


 


진행자: 가톨릭 사제가 들려주는 도덕경이야기, 이 시간은 영암본당 김권일 신부님과 함께합니다. 신부님, 오늘은 어떤 이야기로 함께할까요?


 


김권일 신부: 지난 시간에는 무위와 반대되는 행동 양식인 유위를, 마르틴 부버의 나와 그것의 관계맺음과 연관시켜 살펴보았습니다. 오늘은 무위에 대해서 이야기 하겠습니다. 도덕경이 제시한 무위는 나를 넘어서고 나를 극복할 때만이 가능한 행위입니다. 도덕경60장은 이런 말을 합니다. “큰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작은 생선을 굽는 것과 같다.” 작은 생선을 구울 때 젓가락으로 생선을 자주 뒤적이면 생선살이 부셔져 버립니다. 이처럼 통치자가 많은 명령과 법령으로 백성들의 삶에 간여하면 백성들의 삶이 생선살이 부서지듯이 망가져버리고 불행해집니다. 생선이 잘 익도록 지켜보며 기다려 주어야 하듯이 백성들이 스스로 하도록 보이지 않게 이끌어 주어야 합니다. 우리의 삶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정에서 학교에서 직장에서 그리고 사회에서 있을 수 있는 부모나 책임자들의 지나친 간섭과 간여는, 생선을 부서지게 하고 망가뜨리는 것과 같은 형국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생각을 지닌 도덕경저자는, 자기 자신만을 위하고 자기 생각에 사로잡힌 통치자들이나 지도자들의 일방적이거나 강제적인 소통부재의 존재방식을 유위로 규정하고, 이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행태의 행동양식을 제시합니다. 그것이 바로 무위無爲라는 행동 양식입니다. 도덕경저자는 백성을 사랑하고 나라를 잘 다스리는(愛民治國)” 지도자의 길은, 유위의 길이 아니라 무위의 길이라고 주장합니다. 도덕경에서 무위는 도의 존재 방식을 가리키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이상적인 통치자인 성인聖人의 행동양식과 관련된 개념입니다. 그렇지만 무위를, 통치자에만 국한시켜 이해할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을 위한 하나의 이상적인 행동 양식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도덕경사상에 따르면, 무위는 자신을 지배하는 욕망과 생각의 틀을 비우고 도를 체험하여 성인聖人이 된 사람이 도와 하나가 되어 도의 관점 안에서 도의 활동 방식으로 우주만물을 새롭게 대하는 존재 방식입니다. 이는 마치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하고 하느님과의 일치 안에서 사랑이신 하느님을 닮아 사랑의 눈길로 세상을 대하는 것과 같습니다. 도덕경은 도의 활동 방식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도는 항상 무위의 방식으로 작용하지만 하나도 이루어 내지 못하는 것이 없다도는 마치 하느님께서 존재하시는 방식으로 작용합니다. 하느님은 모든 것 안에 계시고 모든 것을 이끄시지만, 어느 것 하나라도 그 본성을 훼손하거나 그 본성에 어긋나는 방식으로 일하시지 않으십니다. 그러면서도 모든 것이 생명력 안에 자발적으로 존재하도록 이끄십니다. 이러한 방식이 곧 도의 무위입니다. 무위로써 우주만물을 대하는 태도를 도덕경54장에서는 다음과 같은 비유를 들어 말하고 있습니다.

 



잘 세운 것(善建者)은 뽑히지 않고, 잘 감싼 것(善抱者)은 벗겨지지 않으니..... 몸으로써 몸을 보고, 집으로써 집을 보고, 마을로써 마을을 보고, 나라로써 나라를 보며, 천하로써 천하를 본다.”

 



잘 세운 것’(善建者), ‘잘 감싼 것’(善抱者), 이 표현들은 도를 체득하여 도와 합일의 경지에 있는 사람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도덕경에 따르면, 도 닦음의 목적은 도에 대한 신비로운 체험에 머물러 속세를 잊고 혼자서 청정하게만 사는 삶을 추구하는데 있지 않습니다. 도에 대한 체험을 통하여 새롭게 생성된 자아의 모습으로, 가정과 마을 그리고 나라와 천하에 나아가 고향과 같은 편안한 사회를 건설하기 위한 것이 도덕경사상의 목적입니다. 유위가 판치는 시대를 치유하기 위한 존재방식이 몸으로써 몸을 보고, 집으로써 집을 보고, 마을로써 마을을 보고, 나라로써 나라를 보며, 천하로써 천하를 본다라고 말하고 있는 이 구절의 의미 안에 함축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태도로써 세상을 본다는 것은, 세상만물을 대할 때 자신의 욕심과 자신의 색깔을 모두 버리고 청정한 빈 마음(허정한 마음)의 눈으로 세상만물이 지니고 있는 본래 그대로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존중하는 태도로 대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러한 태도는 곧 장자의 응제왕 편에서 말하는 사물이 지닌 본래의 참된 생명의 활동에 따르며 사심을 개입시키지 않는것과 같습니다. 이것이 바로 무위가 지향하는 태도입니다.

 



진행자: 신부님, 이러한 설명으로 무위가 어떤 행동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무위가 어떤 행위인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김권일 신부: 무위는 무의 행위입니다. 무의 행위란, 무의 마음으로 행동하는 것을 말합니다. 무의 마음이란 자신의 욕심과 자신의 좁은 생각의 틀을 비워버린 마음을 가리킵니다. 그러므로 무위란 자신의 욕심과 자신의 좁은 생각의 틀을 비워버린 경지에서 이루어지는 행위를 말합니다. 현대 미술의 흐름 중 하나는 그림을 그리는 주체로서의 화가 자신을 잊어버리고 무념무상의 상태에서 그림을 그리는 것입니다. 주체로서의 화가가 자신의 이성적인 통제의 틀에서 벗어나 의식하지 않고 손이 가는대로 그림을 그리는 것입니다. 이러한 현대미술의 경향처럼 자기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하는 행위가 곧 무위에 이르는 길입니다. 도덕경이 말하는 무위라는 행위가 어떤 행위인지 좀 더 잘 알기 위해서는, 도덕경이 말하는 자연自然이 무엇인지 이해해야 합니다. 전통적으로 도덕경사상을 말할 때 무위자연을 언급해 왔습니다. 무위와 자연에 대한 학자들의 의견은 다릅니다. 무위와 자연을 같은 개념으로 생각하는 주장이 있고, 또 이 양자를 다른 개념으로 보는 학설이 있습니다. 저는 무위와 자연을 다른 개념으로 이해합니다. 무위는 하나의 행동양식을 가리키는 말이고, 자연은 도덕경이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를 나타내는 말입니다. 도덕경에서 무위라는 행동의 궁극의 목적은 자연을 돕고 실현하는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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