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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선교> 가톨릭 사제가 들려주는 도덕경 이야기-"나를 넘어서서 너를 섬기는 삶"(1)

광주가톨릭평화방송 | 2019/06/26 15:44

ⓒ 나를 넘어서서 너를 섬기는 삶을 살아온
성녀 마더 데레사와 김수환 추기경
 

프로그램명: ‘향기로운 오후, 주님과 함께


방송시간: 626(), 오후 205220


방송 제작: 조미영 PD, 진행: 박소현 아나운서


주제: 가톨릭 사제가 들려주는 도덕경 이야기-


나를 넘어서서 너를 섬기는 삶”(1)


 


진행자: 가톨릭 사제가 들려주는 도덕경이야기, 이 시간은 영암본당 김권일 신부님과 함께합니다. 신부님, 오늘은 어떤 이야기로 함께하나요?


 


김권일 신부: 오늘은 철학자나 사상가들이 시대가 처한 문제를 치유하기 위해 제시한 이상적인 인간의 삶에 대한 이야기할 생각입니다. 도덕경저자는 백성들을 착취하고 억압하는 통치자들의 탐욕스런 태도인 유위有爲에 맞서서 무위無爲라는 새로운 행동 양식을 주장합니다. 도덕경에서 무위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뜻하는 개념이 아니라, 의 존재방식이며 동시에 인간이 취해야할 하나의 이상적인 행동양식입니다. 무위에 대한 상세한 이야기는 다음 시간에 하겠습니다. 어디에도 의지할만한 가치가 없는 신의 죽음의 시대를 선언한 니체(1844-1900), 세상의 유행과 가치들을 좇아가기만 하는 수동적인 태도로 사는 삶의 양식을 마지막 인간’(Der letzte Mensch)이라고 표현합니다. 니체는 이런 양식의 삶을 따르지 말고, 자기를 긍정하고 세상을 긍정할 수 있는 가치를 창조하면서 끊임없이 자기를 극복하고 넘어서는 인간 즉 초인(Übermensch)’이라 부르는 양식의 삶을 살 것을 주장합니다. 니체는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너희에게 위버멘쉬(Übermensch)를 가르치노라. 사람은 극복되어야 할 그 무엇이다. 너희들은 너희 자신을 극복하기 위해 무엇을 했는가? 지금까지 존재하는 모든 것은 그들 자신을 뛰어넘어, 그들 이상의 것을 창조해왔다. 그런데도 너희들은 이 거대한 밀물을 맞이하여 썰물이 되기를, 자신을 극복하기보다는 오히려 짐승으로 되돌아가려 하는가?” 이처럼 니체는 자기 세계에 갇혀있지 않고 끊임없이 자기를 극복하고 자기를 넘어서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내는 유형의 인간을 위버멘쉬’(Übermensch) 초인이라 표현합니다. 얼마 전에, 방송에서 이야기했던 에리히 프롬(Erich Fromm)은 현대인들이 점점 빠져 들어가는 소유지향적인 삶 대신에 존재지향적인 삶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제시합니다. 프롬이 말한 소유지향적인 삶이란, 돈이나 재물과 같은 뭔가를 소유하고 소비하는데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고 행복을 느끼려는 유형의 삶을 가리킵니다. 반면에 존재지향적인 삶이란,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사물에 활기를 불어넣고, 그들의 생명활동을 돕는 형태의 삶을 가리킵니다. 존재지향적인 삶에서는 비우고 내어주며, 세상과 함께하고, 또한 이러한 모습으로 존재하는 과정 안에서 기쁨을 느끼고 삶의 충만함을 체험합니다.


 


진행자: 우리는 지금 어떠한 삶을 살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되는군요!


 


김권일 신부: 지금 한국인들은 경제 침체가 지속되고 청년 실업자들은 늘어나고 정년퇴직 후에도 또 다른 직업을 가져야 노후 생활이 보장되는 불확실한 상황 속에 살아갑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돈을 더 벌기 위해 늘 바쁘게 살아갑니다. 그럴수록 참된 만남을 추구하며 일상에서 여유를 누리며 살기가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소울 메이트(soul mate)가 그리워지는 시대입니다. 이런 상황과 맞물려서 갈수록 인간이 돈으로 평가되는 형국은, 인간성 상실의 시대를 가속화 시키고 있습니다. 유태교 출신의 신학자이자 철학자인 마르틴 부버(Martin Buber, 1878-1965)는 인간성 회복을 위한 삶의 양식으로 나와 너라는 삶의 양식을 제시합니다. ‘나와 너라는 삶의 양식은 도덕경의 무위 사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따라서 이 시간은 마르틴 부버의 나와 너사상을 좀 더 깊이 살펴보겠습니다. 인간을 포함한 세상의 모든 존재물은 독자적으로 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다른 것들과의 관계 안에 존재합니다. 때문에 하이데거는 인간을 세계-안에-있음’(In-der-Welt-sein)이라고 표현하여, 인간은 고립된 개별자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세계와 관계를 맺으며 존재한다는 사실을 언급했습니다. 불교의 표현으로 말하자면, 모든 것은 상의상관相依相關(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고 관여되어 있음) 속에 또는 상즉상입相卽相入(서로가 서로에게 잇대어 있고 침투되어 있음)의 관계 속에 있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만을 내세우거나 하나만을 집착하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모든 것을 관계성 안에서 바라보는 관계론적 시선을 지녀야 합니다. 옛날부터 한의학에서는 어떤 부위가 아프면 그 부위만을 보는 것이 아니고 몸 전체적인 상태를 고려한 후 아픈 부분을 치료한다고 합니다. 이처럼 부분을 전체와의 관련 안에서 파악하고 바라보아야 합니다. 마르틴 부버는 이러한 관계성을 잘 파악하였습니다. 그리하여 그는 한 처음에 관계가 있었다고 말합니다. 마르틴 부버에 의하면, 인간은 나 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항상 세계(사람, 자연, 정신적 존재)와의 관계 안에서 존재합니다. 인간이 세계와 관계 맺는 가장 근본적인 방식은 두 가지입니다. 그것은 바로 나와 너’(Ich-Du)의 관계와 나와 그것’(Ich-그것Es)의 관계입니다. 우리가 만나는 상대가 무엇이든지 성심성의껏 대할 때 상대는 나에게 가 되는 것입니다. 그럼으로써 나는 상대와 나와 너’(-)의 관계 속에 있게 됩니다. 이와는 반대로 우리가 만나는 상대가 무엇이든지 상대의 입장과는 상관없이 나의 의도와 나의 욕심에 따라 상대를 일방적으로 대할 때 상대는 나에게 ’(Du)가 아니라 그것’(Es)이 됩니다. 그럼으로써 나는 상대와 나와 너의 관계가 아닌 나와 그것’(-그것)의 관계 속에 있게 됩니다.


 


진행자: 신부님, 시대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부버가 제시하는 나와 너의 관계’(‘-관계)란 어떤 삶의 양식인지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

 



김권일 신부: 우리 자신이 자신을 위한 어떤 목적이나 욕망을 지니지 않고, 그리고 상대에 대한 선입견 없이 자신을 온전히 기울여 상대를 정성껏 대하는 태도로 상대를 만날 때 나와 상대는 나와 너’(-)의 관계를 맺게 됩니다. 진행자님, 혹시 동학사상 중에 삼경三敬 사상에 대해 들어 보셨나요?

 



진행자: 동학에 대해서는 역사책에서 배운 바 있지만, 삼경 사상은 생소한 내용인데요!

 



김권일 신부: 동학의 삼경三敬 사상이란, 경천敬天, 경인敬人, 경물敬物을 가리킵니다. 한울님을 경외하고 사람을 섬기고 그리고 사물을 존중하라는 가르침입니다. 부버가 주장한 나와 너의 관계란 우리 선조들이 주장했던 경천敬天, 경인敬人, 경물敬物의 태도로 상대를 대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므로 나와 너의 관계란, 온 정성을 다해 상대를 대하는 태도로 맺어지는 관계를 말합니다. ‘나와 너의 관계는 인간과 맺어지는 관계에서만 사용하는 용어가 아닙니다. , 그리고 동식물과 같은 모든 존재물과의 관계에도 적용할 수 있는 개념입니다. ‘나와 의 관계는 자기중심적인 태도로 상대를 대하지 않기 때문에 상대가 나의 객체가 아니라 나의 동반자이며 나와 너가 함께 중심이 되는 관계입니다. 이러한 관계는 수직적이 아니라 수평적이고, 종속적이고 지배적이 아니라 상호동등한 관계입니다. 그러므로 나와 너의 관계는 서로를 존중하고 사랑하며 그리고 진정한 대화가 가능한 관계입니다. 대화가 살아있는 관계이며 인격적인 만남이 이루어지는 관계입니다. 부버는 사랑이 이러한 나와 너의 관계를 잘 드러내 준다고 말합니다. 다음은 생떽쥐베리의 어린왕자에 나오는 여우가 어린 왕자에게 하는 말입니다. ‘나와 너의 관계가 잘 드러나는 대화입니다.

 



나는 무척 슬퍼, 너와 함께 놀 수 없으니까. 나는 길들여지지 않았거든……길들인다는 건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내는 걸 뜻해……네가 나를 길들이면 우리는 서로를 필요로 하게 되는거야……너는 나에게 세상에 하나뿐인 존재가 되고, 나는 너에 게 세상에 하나뿐인 존재가 되는 거야……밀밭을 볼 때마다 너의 황금빛 머리가 생각날 거야. 그리고 밀밭에 부는 바람 소리가 좋아지겠지……만일 네가 날마다 오후 4시에 나를 찾아온다면, 나는 3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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