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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선교> 가톨릭 사제가 들려주는 도덕경 이야기-"고요함이 영혼을 어루만질 때"(1)

광주가톨릭평화방송 | 2019/06/19 16:47

ⓒ 영화 '위대한 침묵속으로' 포스터
 

프로그램명: ‘향기로운 오후, 주님과 함께


방송시간: 619(), 오후 205220


방송 제작: 조미영 PD, 진행: 박소현 아나운서


주제: 가톨릭 사제가 들려주는 도덕경 이야기-


고요함이 내 영혼을 어루만질 때”(1)


 


진행자: 가톨릭 사제가 들려주는 도덕경이야기, 이 시간은 영암본당 김권일 신부님과 함께합니다. 신부님,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실 건가요?


 


김권일 신부: 지난 번 방송에서 우리가 사는 현대는 하이테크 시대이고, 하이테크 시대는 부드럽고 인간미가 있는 하이터치를 원하는 시대라는 것을 이야기 했습니다. 편리하고 빠른 하이테크 시대를 사는 이 시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여유가 없이 바쁘게만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시대 사람들은 스마트폰이나 TV 그리고 컴퓨터와 같은 전자기기와 늘 시간을 같이 하며 지냅니다. 그러다보니까 침묵과 고요함 속에 머무는 시간이 거의 없습니다. 오늘 이 시간은 어떤 애청자님의 요청으로 침묵과 고요함에 대한 이야기를 할까합니다. 각종 세상의 소리와 다양한 정보의 홍수 속에 사는 현대인들이 침묵의 소중함과 고요함에 머무는 시간의 가치를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해서요!

 



진행자: ! 지금 우리들에게 참으로 필요한 이야기일 것 같군요!


 


김권일 신부: 21세기를 사는 현대인들은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혼자 고요함 속에 머물러 있는 시간을 갖기가 어렵습니다. 끊임없이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메일과 문자를 주고받기도 하고, 동영상이나 TV를 보거나 음악을 들으며 지냅니다. 정보기술 산업의 급속한 발전은 한편으로 사람들에게 어느 때나 손쉽게 소통하는 시대를 만들어 주었지만, 다른 한편으로 사람들에게서 침묵의 시간을 빼앗아 갔습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사는 현대인들은 침묵을 못 견뎌합니다. 단체로 하는 거룩한 독서(Letio Divina)의 참여자를 예로 들어 보면, 참여자들이 처음 얼마 동안은 묵상시간을 못 견뎌합니다. 5분 정도가 지나면 자신의 가방을 만지고 의자를 움직이고 어쩔 줄 몰라 합니다. 이러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평소에 침묵과 고요함을 가까이 하지 않고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침묵과 고요함에 머무는 시간이 거의 없고 끊임없이 뭔가를 보거나 듣거나 또는 문자나 메일로 누군가와 소통 중에 있는 현대인들은 소통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소통의 시대를 사는 현대인들은 모순되게도 내적인 공허감을 느끼며 삽니다. Rise Above(극복하다)라는 책을 쓴 그웬 샘블린(Gwen Shamblin)은 다음과 같이 주장합니다. 사람들은 영적으로 허기진 것을 음식으로 대신 채우려고 합니다. 현대인이 지나치게 먹을 것에 집착하는 이유는 영적으로 빈곤해진 마음 때문입니다. 먹는 것 외에도 사람들은 내적인 공허감을 TV, 스마트폰, 게임, 수다 떨기나 분주한 외부활동 등으로 채우려 합니다.


 


진행자: ! 그러고 보니 먹방이 유행하는 이유 중 하나가 현대인들이 느끼는 내적인 공허감에서 비롯된 것이겠군요! 신부님, 이러한 내적 공허감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김권일 신부: 내적인 공허감을 채우기 위해서는 내 영혼을 위한 하이터치가 필요합니다. 내 영혼을 어루만져주는 일이 필요합니다. 내 영혼을 하이터치하고, 내 영혼을 어루만져주는 일은, 침묵과 고요함 속에 머무는 데서 출발합니다. 침묵과 고요함 속에 머물면, 밖으로 향하던 우리의 시선이 자기 자신의 내면세계에로 향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자신의 본래의 모습과 마주치게 됩니다. 본래의 자기를 만나게 됩니다. 우리의 의식이 침묵 속에서 본래의 자기를 만나게 될 때 내 영혼의 하이터치가 시작됩니다. 영혼을 어루만져주는 하이터치 없이는 인간 자신의 내적 공허감은 메꾸어지지 않습니다. 궁극적으로는, 하느님의 모습이 새겨진 우리 인간은 침묵과 고요함 속에 머물면서 침묵 속에서 들려오는 하느님의 말씀과 침묵 속에서 감지되는 하느님의 현존감에 의해서만이 공허감이 효과적으로 메꾸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요한복음은 말합니다.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사람은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요한4,14) 예레미야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당신 말씀을 발견하고 그것을 받아먹었더니 그 말씀이 제게 기쁨이 되고 제 마음에 즐거움이 되었습니다.”(예레15,16) 그러므로 그웬 샘블린은 영혼의 허기를 생명의 말씀인 하느님 말씀으로 먼저 달래주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면 사람들이 자연히 음식을 절제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에 따르면, 그리스도인은 육적인 삶만 사는 겉 사람이 아니라 성령으로 충만한 영적인 삶을 사는 속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스도인은 밥만 먹는 육적인 사람이 아니라 또 다른 영적인 밥인 하느님의 말씀을 먹고 사는 영적인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영적인 밥인 하느님의 말씀을 먹지 않으면 영혼은 허기진 채로 남게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허기지고 공허한 영혼의 상태를 채우기 위해 물질적인 것에 매달려 보지만 물질적인 것들이 허기진 영혼을 달래줄 수는 없습니다. 하느님의 모습이 새겨진 우리 영혼은 그 허기진 상태를, 영원한 생명의 말씀인 하느님의 말씀을 통해서만이 가장 효과적으로 치유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내적인 공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침묵과 고요함 속에 머무는 일이 일차적으로 필요하다고 하셨습니다. 신부님, 침묵과 고요함이 우리에게 주는 또 다른 선물은 무엇일까요?


 


김권일 신부: 현대인들이 싫어하고 견디기 어려워하는 침묵과 고요함의 시간들을 즐기고 사랑한다면, 침묵과 고요함은 우리를 크로노스의 시간을 살지 않고 카이노스의 시간을 살도록 이끌어줍니다.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시간을 말할 때, 의미 없이 그저 흘러가는 시간을 크로노스’(Chronos)라고 했고,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는 시간을 카이로스’(Kairos)라 했습니다. 6.25 전쟁으로 남편과 아들을 잃고 평생 작가로서의 외길을 걸었던 소설가 박경리를 위대한 작가로 만들어 준 것은 다름 아닌 침묵과 고요함에 머무는 생활이었습니다. 그녀에게 침묵과 고요함 속에 머무는 시간이 없고 항상 분주한 시간만 있었다면, 토지와 같은 걸작품이 세상에 나올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녀가 오래 전에 어느 방송에서 인터뷰한 말이 떠오릅니다. 소설 토지를 집필할 당시 각종 인터뷰며 강의 요청을 받고 거절했습니다. 세간의 요청대로 분주하게 쫓아 다녔다면, 소설 토지는 세상에 올 수 없었을 것입니다. 소설 토지는 그녀가 세상과 단절하고 침묵과 고요함 속에 파묻혀 채마 밭을 가꾸며 쓴 작품입니다. 다산 정약용도 강진에서 18년 유배라는 고독한 세월 속에서 한가하고 고요한 시간들을 그저 흘러 보내지 않고 창조적으로 활용했기에 경세유표, 목민심서를 비롯한 수많은 책들을 남길 수 있었습니다. 소설가 박경리와 다산 정약용은 고독한 생활환경이 가져다 준 침묵과 고요함 속에서 자기에게 주어진 시간들을 카이로스의 시간으로 창조했던 인물들입니다. 우리가 사는 시간들이 크로노스의 시간이 되지 않고 카이로스의 창조적이고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기 위해서는 침묵과 고요함을 사랑하고 그 안에 머물 줄 알아야합니다. 오늘날 우리 시대는 고령화 시대가 되었습니다. 특히, 년기에 혼자 있는 시간이 지독한 외로움을 주는 고독이 되지 않고 편안함을 주고 인생을 정리할 시간을 주는 것이 되기 위해서도 평소에 고요함과 침묵을 가까이할 줄 알아야 합니다. 고요함과 침묵을 즐기고 사랑할 줄 알 때, 노년기의 시간을 그저 흘러 보내지 않고 하느님 앞에 의미 있는 시간인 카이로스의 시간으로 살아갈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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