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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선교> 가톨릭 사제가 들려주는 도덕경 이야기-에리히 프롬을 통해서 본 도덕경(1)

광주가톨릭평화방송 | 2019/01/30 16:35

ⓒ 에리히프롬
 

프로그램명: ‘향기로운 오후, 주님과 함께’(선교프로그램)


방송시간: 130(), 오후 205220


방송 제작 및 진행: 제작 조미영PD, 진행 박소현 아나운서


주제: 가톨릭 사제가 들려주는 도덕경 이야기 -


에리히 프롬을 통해서 본 도덕경과 우리 그리스도인이 지향하는 멋진 삶”(1)


 


진행자: 가톨릭 사제가 들려주는 도덕경이야기, 영암본당 김권일 신부님과 함께합니다. 신부님! 오늘 주제는 에리히 프롬을 통해서 본 도덕경과 그리스도인의 삶이군요?


 


김권일 신부: ! 지난 주 방송이 나간 후 어떤 청취자께서 이런 문자를 보내셨습니다. “신부님, 프롬의 주장에 대해 어떤 주장을 가지고 계신가요?” 질문하신 분께서 말씀하신 프롬은 독일 유태인 가정에서 태어나 미국과 멕시코에서 주로 활동했던 심리학자 에리히 프롬(Erich Fromm, 1900-1980)를 말하겠지요?! 질문하신 분의 질문의 의도가 분명하지 않아서, 저는 에리히 프롬의 사랑에 대한 몇 가지 주장과 존재지향적인 삶에 대한 가르침을 중심으로 오늘 이야기를 전개할까 합니다. 오늘 이야기할 에리히 프롬의 주장은 도덕경과 우리 그리스도교의 가르침과도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진행자: 에리히프롬은 사랑의 기술, 소유냐 존재냐와 같은 명저를 남긴 인물이지요!


 


김권일 신부: 그렇습니다. 먼저 사랑의 기술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사랑에 대한 에리히 프롬의 몇 가지 주장을 살펴볼까요? 그는 사랑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사랑을 단순히 하나의 빠져드는 감정으로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사랑의 문제는 사랑받을 대상에 있기보다는, 오히려 사랑하는 사람의 능동적인 활동에 달려 있습니다. 수영을 배우고 자전거 타기를 배우듯이, 사랑은 우리가 배우고 읽혀야할 하나의 기술입니다. 흔히들 사랑을 말할 때 상대방이 지닌 매력에 초점을 두고 사랑을 거론하는데 이러한 태도는 잘못된 것입니다. 먼저 자기 자신이 사랑할 수 있는 능력과 자질을 가지고 있는가를 생각해야 합니다. 가장 일반적으로 말해서 사랑은 받는 것이 아니라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준다는 것을 단순히 무언가를 포기하거나 빼앗기는 것, 희생하는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프롬은 주장합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신부님! 에리히 프롬은 주는 행위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나요?


 


김권일 신부: 프롬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인간은 주는 행위를 통하여 자신에게 있는 힘과 재능을 경험하게 되고 이러한 경험은 자신을 기쁘게 만들어 줍니다. 또한 주는 것은 동시에 타인을 주는 사람으로 만들게 되고, 타인에게서 되돌아오는 뭔가를 받게 됩니다. 가령, 선생은 제자들에게 배울 수 있고, 방송을 하는 저는 청취자에 의해 자극받으며, 정신과 전문의는 그의 환자에 의해서 치료받을 수도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프롬은 주는 것의 가장 중요한 영역은 물질적인 측면이 아니라 인간적인 영역에 있다고 말합니다. 프롬에 의하면,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소중한 뭔가를 준다는 것은 자신의 능동적인 생명의 표현들을 공유하는 것입니다. 가령, 자신의 기쁨, 자신의 관심, 자신의 이해, 자신의 슬픔 등은 자기 자신의 생명활동의 일부인데 이를 공유하는 것입니다. 나의 생명활동의 일부를 타인과 공유함으로써 타인을 부유하게 하고 타인의 삶을 생동감 있게 합니다. 이상으로 에리히 프롬이 말하는 사랑은 주는 것이다는 의미를 살펴보았습니다. 프롬은 사랑이 준다는 행위 이외에도, 사랑의 모든 형태 안에는 네 가지 기본적인 요소를 담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진행자: 신부님, 프롬이 말한 네 가지 요소는 무엇인가요?


 


김권일 신부: , 보살핌, 책임, 존중, 그리고 지식이 바로 그것입니다. 사랑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요소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아야하고 이를 실천해야 한다고 프롬은 주장합니다. 프롬의 주장을 차례대로 살펴봅시다. 첫째, 사랑에는 보살핌이 있어야 합니다. 사랑이란 사랑하는 존재의 생명과 성장에 대해 적극적인 보살핌과 관심을 기울이는 것입니다. 둘째, 사랑에는 책임이 있어야 합니다. 책임은 사랑하는 존재의 요구에 대한 나의 반응입니다. 책임진다는 것은 응답할 수 있고 그럴 준비가 되어있다는 뜻입니다. 셋째, 사랑에는 사랑하는 존재에 대한 존경이 반드시 포함 되어야 합니다.


 


진행자: ! 신부님 사랑에는 존경도 포함되어야 하군요!


 


김권일 신부: ! 책임의 요소가 포함되는 사랑에 존경이 포함 되어야 한다는 프롬의 통찰은, 우리가 지배욕에 빠지지 않도록 일깨워 줍니다. 특히 부부사이, 부모와 자녀들 사이에 소홀해 질 수 있는 우리들의 태도를 일깨워 줍니다. 책임에 존경이 없으면, 누군가에 대해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은, 그를 지배하고 소유하려는 욕망으로 쉽게 전락하게 됩니다. 존경한다는 것은 상대방을 두려움을 가지고 대한다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상대를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능력이며 상대방이 나름대로 성장하고 발전하기를 바라는 관심이라고 프롬은 말합니다.


 


진행자: 신부님, 사랑하기 위해서는 사랑의 행위 안에 존경포함되어야 한다는 에리히 프롬의 주장과 관련하여 도덕경에는 어떤 가르침이 있나요?


 


김권일 신부: , 도덕경에서 무위 사상을 꼽을 수 있습니다. 백성들을 착취하고 억압했던 통치자들의 탐욕스런 태도인 유위에 맞서서, 도덕경은 무위를 주장합니다. 도덕경에서 무위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말하는 개념이 아닙니다. 무위는 도의 존재방식이며 동시에 인간이 취해야할 이상적인 행동양식입니다. 무위는 긍정과 존중의 태도로 다른 사람이나 자연생명과 관계를 맺고 그들의 생명활동을 돕는 질 높은 행위입니다. 이러한 무위라는 행위는, 모든 개인들의 인격을 충분히 존중하고 자유를 침해하지 않음으로써 모든 개인들 스스로가 자신이 지닌 잠재력과 재능과 그리고 창의력을 발휘하도록 배려하는 삶의 태도입니다. 그리스도교적인 가르침과 관련하여 말한다면, 무위는 사회교리 가운데 하나인 보조성의 원리를 담고 있는 행동 양식입니다. 그러므로 도덕경57장은 말합니다. “내가 무위하니 백성들이 스스로 되어지고(自化), 내가 고요함을 좋아하니 백성들이 스스로 바르게 되며(自正), 내가 간여하거나 간섭하지 않으니 백성들이 스스로 넉넉해지며(自富), 내가 무욕하니 백성들이 스스로 참된 모습을 유지한다(自樸).”


 


진행자: ! 신부님, 도덕경이 말하는 무위가 타자에 대한 존중과 긍정의 태도를 담고 있는 행위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신부님, 지금까지 사랑의 요소로 보살핌, 책임, 존중을 살펴봤는데, 프롬이 주장한 사랑의 네 번째 요소는 무엇인가요?

 



김권일 신부: 네에~ 사랑의 요소에는 보살핌, 책임, 존중 이외에도 사랑할 상대에 대한 지식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프롬은 주장합니다. 상대방을 존중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알지 못하고서는 불가능합니다. 보살핌과 책임이 지식() 안에서 이루어지지 않으면 맹목적인 것이 되기 쉽습니다. 사랑의 한 가지 요소인 지식은, 나의 관심과 입장을 떠나서 오로지 상대방의 입장에서 그를 볼 수 있고 그를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지식이어야 한다고 프롬은 말합니다. 프롬의 주장을 설득력 있게 이해하기 위해 장자의 지락(至樂) 편에 나오는 바닷새 이야기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상대를 잘 알지 못하고 자기 입장에서만 일방적으로 사랑을 주는 경우가 어떠한 결과를 초래하는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대목을 진행자님이 읽어 주시겠어요?


 


진행자: ! “너는 들어보지 못했느냐? 옛날에 바닷새 한 마리가 노나라 서울 밖에 날아와 앉았다. 노나라 임금은 이 새를 친히 종묘 안으로 데리고 와 술을 권하고, 아름다운 궁궐의 음악을 연주해주고, 소와 돼지, 양을 잡아 대접하였다. 그러나 새는 어리둥절해하고 슬퍼하기만 할 뿐, 고기 한 점 먹지 않고 술도 한 잔 마시지 않은 채, 사흘 만에 결국 죽어버리고 말았다. 이것은 사람을 기르는 방법으로 새를 기른 것이지, 새를 기르는 방법으로 새를 기르지 않은 것이다.”


 


김권일 신부: 사람을 기르는 방식으로 새를 길렀을 뿐, 새를 기르는 방식으로 새를 기르지 않았다는 장자의 지적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상대의 특성과 취향을 모르고, 상대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도 모른 채 자기방식대로 베푸는 것이 얼마나 잘못된 관심과 사랑인지를 깨우쳐주는 이야기입니다.

 


**지면관계로 아래 링크를 누르시면 2편으로 이어집니다.


https://bit.ly/2HEeWC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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