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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선교> 가톨릭 사제가 들려주는 도덕경 이야기- '없이 계신' 하느님과 '없이 있는'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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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가톨릭평화방송 | 2019/01/23 16:21

ⓒ 천주교광주대교구 김권일 신부
 

프로그램명: ‘향기로운 오후, 주님과 함께’(선교프로그램)


방송시간: 123(), 오후 205220


방송 제작 및 진행: 제작 조미영PD, 진행 박소현 아나운서


주제: 가톨릭 사제가 들려주는 도덕경 이야기-없이 계신하느님과 없이 있는


 


진행자: 가톨릭 사제가 들려주는 도덕경이야기, 영암본당 김권일 신부님과 함께합니다. 신부님께서 얼마 전에 다석 유영모의 책을 선물받으셨다면서요? 다석은 어떤 분인가요?


 


김권일 신부: 다석은 개신교 사상가이며 우리말로 신학하기를 선구적으로 했던 인물입니다. 많은 철학자와 신학자들이 그의 사상을 연구하고 있으며, 다석 사상을 통하여해석학적 눈을 배우고 있습니다. 다석을 연구한 사람들은 다석을 세계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사상가로 평가합니다. 우리가 잘 아는 씨알 함석헌의 스승이기도 하구요.


 


진행자: 기억할만한 업적 가운데 하나만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김권일 신부: , 다석이 우리말로 신학하기를 했던 내용 중에 하느님에 대한 이름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그는 하느님을 없이 계신 분’, ‘없이 계신 하느님!’으로 표현했습니다. ‘없이 계신 분!’, ‘없이 계신 하느님!’, 참으로 탁월한 표현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다석 유영모는 이름 지을 수 없는 하느님을 굳이 이름 붙인다면 없이 계시는 분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표현은 도덕경의 도에 대한 묘사나, 과 유를 결합하여 표현한 불교의 진공묘유眞空妙有라는 표현과도 닮았습니다.


 


진행자: 신부님, 도덕경의 도에 대한 묘사는 매우 다양한데, 어떤 내용이 다석이 말한 없이 계신 분과 유사한가요?


 


김권일 신부: , 도덕경은 도없이() 있는() 무엇()’으로 묘사하기도 합니다. 도는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고 잡히지 않기에, ‘없는 듯하다는 뜻을 지닌 자로써 도를 묘사합니다. 또한 오관과 이성으로 포착할 수 없고 언어로써도 표현 불가능하여 없는 듯 여겨지지만, 도는 진실로 작용하고 있는 신비입니다. 따라서 도를 있는 듯하다는 뜻을 지닌 자로 묘사합니다. 도덕경에 의하면, 우주만물 전체를 생명의 흐름 안에 싣고 있는 도의 작용력은 너무나 크고 종잡을 수 없어서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그저 없이 있는 무엇으로 칭할 따름입니다. 그러므로 도덕경14장은 말합니다. “그 위라서 밝은 것도 아니고, 그 아래라서 더 어두운 것도 아니다. 끝이 없이 이어지니 무어라 이름 지어 부를 수 없다. 모든 것은 없음의 세계(無物)에로 돌아간다. 이를 일러 모양이 없는 모양(無狀之狀)이라 하고, 아무것도 없는 형상(無物之象)이라 하니, 이를 일러 없이 있음’(惚恍)이라 한다.”


 


진행자: 도를 없이 있는 무엇이라고 칭한 부분이 언급된 도덕경14장을 잠깐 살펴봤습니다. 다석도 없다라는 단어를 사용해 하느님을 묘사했다고요 신부님?


 


김권일 신부: 하느님은 감관이나 이성을 통해서 포착할 수 없어서 마치 없는 듯이 여겨지기 때문에, 다석은 없다()’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하느님을 묘사하였습니다. 동시에 그러한 하느님은 보이지 않고 만질 수 없어서 없는 듯 여겨지지만, 실제로는 존재하기 때문에, 다석은 계시다(있다, )’라는 말로도 하느님을 표현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이기상은 이렇게 말합니다. 하느님은 사물처럼 있이 있지는 않지만 다른 방식으로 있다. 그러한 있음을 다석은 없이 있음이라 이름한다. 있기는 있는데 사물처럼 그렇게있이 있음이 아니라 그와는 다른없이 있음이라는 것이다. 사물들은 있이 있는 것이지만 하느님은 없이 있는 것이다.”


 


진행자: ! 그래서 다석 유영모는 하느님을 없이 계신 분으로 묘사했군요! 참으로 의미있는 표현입니다.


 


김권일 신부: 하느님의 있음은텅 빈 있음입니다. 때문에 하느님의 존재는있음이 없이존재하는 즉 없이 있음입니다. 이러한 하느님은 없이 계신 분이고, 우리는 덜 없는 인간입니다. 하느님은 자신을 텅 비워버려서 온전히 없으신 분이고, 우리 인간은 아직 온전히 비우지 못해서 덜 없앤 모습으로 살아가는 덜 없는 인간입니다. 다석은 이렇게 말합니다. “다 치워야지요. 없도록 치워야지요. 아직도 덜 치워 남아 있으면 덜 없지요. 덜 없으면 더럽지요. 덜 치워 덜 없는 것이 더러운 것입니다.” 도덕경은 자신의 욕망과 생각을 덜어내고 덜어내어, 와 합일하여 도의 작용에 순응하는 삶을 살라고 가르칩니다. 독일의 신비주의자 마이스터 에크하르트(Meister Eckhart, 1260-1329)도 이렇게 주장합니다. 아는 것, 바라는 것, 가지고 있는 것, 이 세 가지 것들을 비워내어 어디에도 얽매임 없는 경지에 이르게 되면, 자신의 내면 안에서 하느님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신부님께서는 마이스터 에크하르트의 영성 사상에 대한 글을 발표하신 적이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김권일 신부: 제가 대학에서 강의할 때에 마이스터 에크하르트를 말하면, 학생들 가운데 몇몇 학생은 근대철학자인 데카르트로 잘못 알아듣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듣기에 에크하르트와 데카르트 발음이 비슷하게 들리지요?! 데카르트가 아니고 에크하르트입니다! 우리 그리스도교 영성 가운데 중요한 요소가 케노시스(kenosis) 비움입니다. 신약 성경의 필리피서는 사람이 되신 하느님이신 예수님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그분께서는 하느님의 모습을 지니셨지만 하느님과 같음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으시고 오히려 당신 자신을 비우시어 종의 모습을 취하시고 사람들과 같이 되셨습니다. 이렇게 여느 사람처럼 나타나 당신 자신을 낮추시어 죽음에 이르기까지,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셨습니다.”(필리피서 2, 6-8).


 


진행자: 그리스도교 비움사상의 성경적 토대이기도한 필리피서의 말씀을 들려주셨는데요. 에크하르트는 비움과 관련하여 신의 본성을 어떻게 표현하는지 이에 대한 내용을 간단히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김권일 신부: 에크하르트는 신의 본성을 여러 가지로 표현하고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비어 있음입니다. 에크하르트에게서 비어 있음은 인간의 덕목만이 아니라 신 자신의 본성이기도 합니다. 에크하르트는 신이 신일 수 있고, 신 자신이 순수성, 단일성, 불변성을 가질 수 있는 이유는 신의 본성이 비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에크하르트에 따르면, 신은 창조, 육화, 십자가 죽음과 같은 신의 모든 활동 가운데서도 변동 없이 확고부동하게 비어 있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비어 있음이 신의 본성이기 때문에, 자기 자신을 비워낸 영혼에게만 신은 자신을 부여해 준다고 에크하르트는 주장합니다. 때문에 에크하르트는 인간이 비어 있음을 통해서, ‘비어 있음을 본성으로 하는 신을 체험하고 신과 합일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러한 에크하르트 사상은 도덕경사상이나 다석 유영모 사상과 매우 유사합니다.


 


진행자: 신부님, 도덕경에서는 도의 본성에 대해 어떻게 말하나요?


 


김권일 신부: 마이스터 에크하르트가 하느님의 본성이 비어있음이라고 주장한 내용은, 도덕경의 도에 대한 설명과 매우 닮아 있습니다. 도덕경4장은 도의 본체가 비어 있음을 이렇게 묘사합니다. “도의 본체는 비어 있지만, 그 쓰임은 차고 넘치는 일이 없구나. 깊고 깊어서, 그것은 마치 만물의 근원 같구나.” 도의 본체는 텅 빈 그릇처럼 비어 있지만, 그 쓰임새는 끝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도는 끊임없이 우주만물을 생겨나게 하고 도라는 생명의 흐름 안에서 자라나게 하기에 만물의 근원인 것입니다.


 


진행자: . 오늘은 없이 계신하느님과 없이 있는도에 대하여 묵상해 본 시간이었습니다. 가톨릭 사제가 들려주는 도덕경 이야기.. 지금까지 영암본당 김권일 신부님과 함께했습니다. 신부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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