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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선교> 가톨릭 사제가 들려주는 도덕경 이야기-도덕경의 도에 대한 이해(2)

광주가톨릭평화방송 | 2019/01/16 15:57

ⓒ 천주교광주대교구 영암본당 김권일 신부
 

프로그램명: ‘향기로운 오후, 주님과 함께’(선교프로그램)


방송시간: 116(), 오후 205220


방송 제작 및 진행: 제작 조미영PD, 진행 박소현 아나운서


주제: 가톨릭 사제가 들려주는 도덕경 이야기 - 도덕경의 도에 대한 이해(2)


 


진행자: 신부님, 지난번 시간에 신부님께서는 도덕경저자가 말하고 있는 도는 자신을 온전히 비워낸 자에게만 비로소 드러나는 신비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김권일 신부: . 장자가 공자의 제자 안회라는 이름을 빌려서 말하고 있는 마음 비움의 공부인 심재心齋에 대한 설명에 나타나 있듯이, 도는 마음을 비워낸 사람에게만 드러나는 신비입니다. 도덕경사상은 세상에 대한 애정과 연민의 정 때문에 나온 것입니다. 도덕경저자는, 죽음과 고통 그리고 절망이 가득 찬 자신이 속한 고향상실의 시대를 구원하기 위한 사명감 때문에 자신이 체험했던 말할 수 없는 신비체험을 토대로 하여 자신의 생각을 밝히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 신비체험을 도덕경저자는 어떤 방식으로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나요?


 


김권일 신부: 도덕경저자는 주로 도라는 단어로써 위대한 생명에 대한 체험을 간접적으로 드러내고 있지만, (있음), (없음), 어머니, 뿌리, 시작, 근본(), (), 작음(), 암컷() 등의 단어로도 그가 체험한 생명 중의 생명을 묘사합니다. 그리고 도덕경저자는, ‘모양이 없는 모양(無狀之狀)’, ‘아무것도 없는 형상(無物之象)’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없다’()와 같은 부정적 표현을 자주 사용하여 하나의 고정된 이미지로 도를 대상화시키는 것을 피하고 있습니다. 언어는 세계를 드러내주지만, 동시에 언어는 생동하는 세계를 온전히 드러내주지 못하고 제한된 모습으로 대상화시키고 고정시켜버립니다. 그러므로 도덕경저자는 또한 덜 추상적이고 사물에 가까운 말을 선택하여, 그가 도로써 암시하고 있는 위대한 생명의 흐름을 좀 더 생동감 있게 은유적으로 표현합니다. 가령, 뿌리, 어머니, 암컷, 낮은 곳으로 흐르는 물 등이 바로 그것입니다.


 


진행자: 신부님, 도덕경에 도에 대한 또 다른 표현 방식이 있나요?


 


김권일 신부: 도덕경41장에 나오는, “밝은 도는 어두운 것 같고, 나아가는 도는 뒤로 물러나는 것 같고, 평탄한 도는 울퉁불퉁한 것 같다는 표현처럼, 서로 반대되는 개념을 함께 사용하여 언어의 한계를 극복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을 정언약반正言若反의 방식이라고 말합니다. ‘정언약반正言若反이란 바른 말은 그것과 반대되는 말과 같다는 뜻입니다. ‘정언약반正言若反의 방식이란, 서로 반대되는 두 요소를 한꺼번에 말함으로써 두 요소가 각각 지니고 있는 한계를 넘어서고자 하는 언어적 기법을 가리킵니다. ‘밝은 도는 어두운 것 같고’, ‘평탄한 도는 울퉁불퉁한 것 같다는 표현처럼, ‘정언약반正言若反과 같은 방식으로써 도덕경저자는 언어가 지닌 한계성을 극복하고자 합니다.


 


진행자: 신부님, 중국의 전통 그림들은 도가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하는데, 도가의 영향을 받은 중국의 전통적인 화가들도 앞서 말한 유사한 고민들을 했나요?


 


김권일 신부: . 중국의 전통적인 화가들도 어떻게 하면 생동하는 세계의 실상을 생생하게 화폭에 담아낼 수 있는가하는 문제로 오랫동안 고민해 왔습니다. 그 결과 불화지화不畵之畵의 화법 즉 그리는 것이 따로 없는 방식으로 그리는 화법이나 홍운탁월烘雲托月과 같은 화법이 나오게 된 것입니다. 홍운탁월烘雲托月의 화법이란, 화가가 달을 그릴 때 직접 달을 그리지 않고, 주위의 구름을 그림으로써 달의 모양이 저절로 드러나게 하는 화법을 말합니다.


 


진행자: 그러면 신부님, 우리 그리스도교에서 말하는 부정신학도 언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나요?


 


김권일 신부: 언어의 한계를 인식한 그리스도교에서는 신학적 방법 가운데 하나로 부정신학을 말하고 있습니다. 부정신학의 방법은, 신을 무엇이라고 적극적으로 정의하는 대신에 우리가 신에 대해 가지고 있는 기존의 생각들을 하나씩 하나씩 부정해 나감으로써 실재하는 신에 대한 체험에 도달하려는 방법입니다. 오직 신만이 우리를 구원할 수 있다고 말한 하이데거도 신에 대한 직접적인 서술을 삼가고 있습니다. 신은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신부님, 도덕경안에서 도라는 단어가 무엇을 지시하는지 파악하기란 쉽지 않을 것 같아요!


 


김권일 신부: 그렇습니다! 도덕경이 생겨난 이래로 사람들이 도덕경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제일 어려워하는 부분이 바로 도에 대한 이해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도덕경이 출현하지 대략 25백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에 대한 의견은 분분합니다. 예를 들면, 데리다와 같은 해체주의 사상의 영향을 받은 최진석은, 란 우주만물의 존재방식을 지시하는 하나의 기호일 뿐이라고 주장합니다. 음과 양, 유와 무, 빛과 어둠, 시작과 끝이 서로 맞물려 있는 것처럼, 세상의 모든 것은 서로 다른 것과의 관계 속에 존재합니다. 최진석은 세상의 이러한 존재형식 즉 유무상생의 존재형식을 나타내기 위한 기호가 도라고 주장합니다.


 


진행자: 이러한 학자들의 도에 대한 주장이 신부님의 입장과는 다른 것 같은데요!?


 


김권일 신부: 그렇습니다! 생명체험을 토대로 하여 작성된 생명의 학설도덕경을 읽고 있는 저는, 그들의 주장과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도가 하나의 경지를 나타내는 개념도 아니고, 또한 도가 상호관련성 안에서 존재하는 우주만물의 존재방식을 지시하는 기호도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저의 관점에 의하면, 도덕경의 도는, 우주만물을 있게 하는 가장 근원적인 생명의 흐름을 가리킵니다. 앞으로도 도에 대한 다양한 해석은 얼마든지 나올 수 있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해석이 도가 철학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진행자: 사람마다 도에 대한 해석이 다르듯이, 신앙인들에게 있어서도 하느님에 대한 이해가 시대마다 사람마다 다른 것 같습니다?


 


김권일 신부: 그렇습니다. 얼마 전 대림절 기간 동안 성경 말씀 안에서 만났던 세례자 요한은 하느님을 엄하게 심판하시는 분으로 소개합니다. 그러므로 요한은 알곡은 당신의 곳간에 모아들이시고, 쭉정이는 꺼지지 않는 불에 태워 버리실 것이다.”(루카3, 17)라고 말하며 회개를 선포합니다. 예수님의 하느님에 대한 이해 방식은 세례자 요한과는 달랐습니다. 예수님은 되찾은 아들의 비유’(루카15, 11-32)를 통해 하느님이 어떠한 분이신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비유를 통해 예수님은 하느님을 무한히 자비롭고 용서하시는 어머니 같은 이미지를 지닌 아버지로 소개합니다. 예수님이 전해주는 하느님, 무한히 자비롭고 용서하시는 어머니 같은 이미지를 지닌 아버지 하느님! 이러한 하느님의 모습을, 화가 렘브란트는 그의 그림 탕자의 비유에서 잘 드러내줍니다. 그 그림을 보면, 돌아온 둘째 아들을 껴안고 있는 아버지의 두 손이 각각 다르게 그려져 있습니다. 하나는 굳센 남성의 투박한 손으로 그려져 있고, 다른 하나는 가늘고 여린 여성의 손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자녀들을 먹이고 키우기 위해서는 굳세고 튼튼해야할 아버지이고, 자녀들을 대할 때는 한 없이 부드럽고 자애로운 어머니 같은 그러한 분으로 렘브란트는 하느님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끝으로 오늘 말씀해주신 내용을 토대로 의 의미를 알려주신다면요?


 


김권일 신부: 도덕경저자는 우주만물을 보이지 않는 생명의 길 위에 있게 하는 근원적인 생명의 흐름을 체험했습니다. 도덕경저자는 이 체험을 주로 도라는 단어로써 묘사합니다. 그러면서 도덕경저자는 도라는 단어 외에도 다양한 언어적 표현이나 부정신학과 같은 부정적인 방식을 사용하기도 하여, 언어로 포착할 수 없고 대상화시킬 수 없는 근원적인 생명의 흐름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김권일 신부님과 함께하는 가톨릭사제가 들려주는 도덕경 이야기오늘은 도덕경의 의 의미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신부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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