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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선교> 가톨릭 사제가 들려주는 도덕경 이야기-도덕경의 도에 대한 이해(1)

광주가톨릭평화방송 | 2018/12/26 16:41

ⓒ 천주교광주대교구 영암본당 김권일 신부
 

프로그램명: ‘향기로운 오후, 주님과 함께’(선교프로그램)


방송시간: 1226(), 오후 205220


방송 제작 및 진행: 제작 조미영PD, 진행 박소현 아나운서


주제: 가톨릭 사제가 들려주는 도덕경 이야기 - 도덕경의 도에 대한 이해(1)


 


진행자: 가톨릭 사제가 들려주는 도덕경이야기, 영암본당 김권일 신부님과 함께합니다. 신부님! 지난 시간에 도라는 단어에는 이라는 뜻 외에도 다양한 의미들이 있다는 사실을 살펴봤습니다. 라는 글자는 동아시아 철학 안에서 중요한 철학 용어로 쓰일 뿐만이 아니라 일상생활 가운데서도 매우 폭 넓게 사용되고 있는데요. 때문에 도라는 글자가 지시하는 의미는 주장하는 학설과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요?

 



김권일 신부: ! 맞습니다. 학자와 학파, 그리고 사람마다 도의 의미를 다르게 적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누군가가 도를 아십니까?”라고 물었을 때, 쉽게 대답하지 못하고 당황해 하는 이유 중 하나도 도의 다양한 의미 때문입니다. 우리들이 도라는 글자를 대할 때, 도의 의미를 동일한 하나의 의미로 이해해서는 안 되고 문맥에 따라 그리고 하나의 사상이나 학설이 지향하는 종지를 잘 파악하여 그 뜻을 헤아려야 합니다. 가령, 논어이인편을 보면 도에 뜻을 두고서 선비가 허름한 옷과 거친 음식을 부끄럽게 여긴다면, 더불어 도를 논의하기에 부족하다.”라는 대목이 있는데, 여기서 도시중時中의 진리시대 상황에 가장 알맞은 진리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불가에서도 도를 사용하고 있는데, “부처는 도를 체득한 자다.”라는 표현에서 보면 도는 열반의 경지를 의미합니다. 이처럼 도라는 단어는 서로 다른 뜻으로 사용할 경우가 많습니다.


 


진행자: ! 그렇군요! 신부님, 도의 글자적인 의미를 알았으니까, 이제부터 도덕경이 말하는 도가 무엇을 지시하는지 살펴볼까요?

 



김권일 신부: ~ 공자는 아침에 도에 대해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고 말했습니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소크라테스와 오후를 함께 할 수 있다면, 나의 모든 기술을 내 놓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금 제가 도덕경저자와 함께 길을 걷는다면, 저는 스승님! 도덕경에서 핵심적으로 말하는 생명 중의 생명으로 또는 우주만물을 있게 하는 가장 근원적인 생명의 흐름으로 이해하고 싶은데, 이러한 풀이가 가능한가요?”라고 묻고 싶습니다. 생명체험을 바탕으로 하여 쓴 생명의 책도덕경, 이 책의 저자는, 볼 수 없고 들을 수 없고 잡을 수 없고 말할 수는 없지만, 자신이 마음의 눈으로 느끼고 감지한 위대한 그 무엇을, ‘’(Tao, Dao)라는 글자로써 드러내고자 했습니다. 심리학자 존 포엘(John Powell)그의 책 그리스도인의 비전에서 신앙체험과 비슷한 이야기 하나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도를 체험한 도덕경저자의 입장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아서 그 내용을 여기에 소개합니다. “한 어린 소년이 하늘 높이 연을 날리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곧 나지막이 떠다니던 구름이 그 연을 에워싸 시야에서 연을 가려버렸다. 마침 지나가던 사람이 그 소년에게 손에 줄을 쥐고 뭘 하느냐고 물었다. ‘연 날려오하고 소년이 대답하자 그 사람은 하늘을 올려다보았으나 눈에 보이는 것은 구름뿐이었다. ‘애야, 저 위에 연이라고는 안 보이는데 어떻게 넌 연이 있다고 믿을 수 있니?’하고 말하자 그 아이가 대답했다. ‘제게도 안보여요. 하지만 저 위에 있다는 건 알아요. 왜냐면 이따금씩 줄이 약하게 당겨질 때가 있거든요.”


 


진행자: ! 참 적절한 비유이네요! 보이지 않지만 줄이 당겨지는 느낌을 통해 구름 너머에 연이 있다는 것을 안다는 것. 보이지 않지만 우리 인생길을 이끌고 있는 어떤 섭리에 대한 체험을 통해, 우리는 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느님을 느낄 수 있습니다. 도덕경의 저자 역시 보이지 않지만 분명 존재하고 있는 어떤 무엇에 대한 강한 체험을 바탕으로 도를 말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김권일 신부: , 그렇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도덕경저자의 체험을 고려하지 않은 채, 도덕경의 도를 이해하게 되면 저자의 의도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도덕경저자는 보이지 않고 들을 수 없고 잡을 수 없고, 그리고 말할 수 없지만 분명 존재하는 가장 근원적인 그 무엇을 억지로 이름을 지어 도라고 칭합니다.


 


진행자: 신부님, 도에 대해서 도덕경본문은 어떻게 말하고 있는지요?


 


김권일 신부: . 도덕경25장은 이렇게 말합니다. “모든 가능성을 품고 있는 분화되지 않은 무엇이 하늘과 땅보다 먼저 있었다. 소리도 없고 형체도 없고, 어떤 것에도 의존하지 않고 영원히 쇠락하지 않으며, 순환 활동을 하는 가운데 쉬지 않고 끊임없이 생명을 낳고 낳으니 가히 천하의 어머니라 할 수 있다. 나는 그 이름을 모른다. 그저 억지로 도라고 부르고, 또 억지로 이름을 지어 대라고 부른다.”


 


진행자: 신부님, 볼 수 없는 도에 대한 또 다른 묘사가 있나요?


 


김권일 신부: , 여러 대목이 있지만, 도덕경21장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도라는 것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없는 것 같기도 하다. 없는 듯 있는 듯 하지만 그 속에 오히려 형상이 있다. 있는 듯 없는 듯 하지만 그 속에 어떤 무엇이 있다. 심원하고 어둡지만 그 속에 알맹이가 있고, 어둡고 심원하지만 그 속에 믿을 만한 것이 있다.” 볼 수 없어서 없는 것처럼 여겨지지만, 도로써 표현하고 있는 그 무엇이 참으로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박 아나운서님! 혹시 성악가 김성록씨 아시나요? 한 때 꿀포츠로 불리었던 성악가인데요.


 


진행자: ! 벌을 치면서 폴포츠처럼 노래를 잘 불러서 꿀포츠라고 부른다지요!

 



김권일 신부: 성악가 김성록씨가 부른 아름다운 나라가사 말이 생각납니다. “아름다운 나라, 거기가 어디지? 잡히지 않고 보이지 않는 거기. 아름다운 나라, 거기가 어디지? 잡히지 않고 보이지 않는 거기. 우리 손잡고 찾아갔다가, 번번이 길을 잃고 돌아오는 거기. 눈 감으면 불쑥 한 발자국 앞에 다가서는 거기, 아름다운 나라.” 잡히지 않고 보이지 않지만 분명 존재하는 그 무엇! 욕심의 눈으로는 결코 볼 수 없는 그 무엇! 자신의 지식이나 생각에 갇혀서는 도무지 알 수 없는 그 무엇! 그것이 바로 도덕경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도의 세계입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오리토끼비유를 사용한 언어철학자 비트겐쉬타인(L. Wittgenstein, 1889-1951)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물론 말할 수 없는 것도 있다. 그것은 스스로를 내보인다. 그것은 신비로운 것이다.” 도덕경저자가 도로써 암시하고 싶어 하는 것도 바로 이런 것입니다. 자신을 온전히 비워낸 자에게만 비로소 드러나는 신비(‘衆妙之門’), 그것이 바로 도덕경저자가 도로써 암시하고자 하는 세계입니다.

 



진행자: 신부님, 도덕경과 같은 도가의 경전에 속한 장자라는 책에도 도에 대한 체험과 관련된 내용이 있나요?


 


김권일 신부: , 장자라는 책 인간세 편을 보면, 도의 체험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옵니다. “안회가 물어 보았다. 심재心齋가 무엇인가요? 중니가 말했다. 먼저 마음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 귀로 듣지 말고 마음으로 듣도록 해야 하며, 또 마음으로 듣지 말고 청정한 빈 마음()으로 감응하도록 해야 한다. 귀는 고작 감각적인 소리를 듣는데 그칠 뿐이고, 마음은 인지하는데서 멈출 뿐이지만, 청정한 빈 마음()텅 비어 있어서 사물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 도란 오직 마음을 비우는 곳에만 응집 된다. 마음을 비우는 것이 심재心齋(마음의 재계)이다. 안회가 말했다. 제가 마음을 비우지 않았을 때는 실제로 제 자신 안회가 있었는데, 마음을 비우고 난 뒤에는 처음부터 아예 안회가 있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 정도면 마음을 비웠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중니가 말했다. 충분하다.”

 



진행자: 그러니까 청정한 빈 마음의 경지에 도달했을 때 도를 느낄 수 있군요!


 


김권일 신부: ! 존재체험을 말한 하이데거와 그리고 비트겐쉬타인의 표현을 빌리자면, 안회와 같은 경지에 도달했을 때 도가 스스로를 드러내 보이지요!

 



진행자: 김권일 신부님과 함께하는 가톨릭사제가 들려주는 도덕경 이야기오늘은 도덕경의 도에 담긴 의미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신부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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