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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선교> '세계 가톨릭과 한국 가톨릭 소식'

광주가톨릭평화방송 | 2018/10/18 16:22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현지시간으로 17일 오후 6시 교황청 성베드로대성당에서 
피에트로 파롤린 교황청 국무원장이 집전하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에 참례했다. 
 

프로그램명: ‘향기로운 오후, 주님과 함께’(선교프로그램)


방송시간: 1018(), 오후 235250


방송 제작 및 진행: 제작 조미영PD, 진행 박소현 아나운서


주제: 세계 가톨릭과 한국 가톨릭 소식


 


진행자: 프란치스코 교종님과 바티칸 소식부터 전해들어볼게요. 엘살바도르 독재 정권에 맞서다 암살당한 오스카르 로메로 대주교가 서거 38년 만에 성인의 반열에 올랐다는 소식 전해주시죠


 


권선형 기자: 1970년대 중미 엘살바도르의 군부 독재에 저항하다 1980년 미사 집전 도중 살해된 복자 오스카 로메로 대주교가 오는 14일 성인품에 올랐습니다. 프란치스코 교종은 14일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시성 미사를 열고 로메로 대주교를 비롯한 7명을 가톨릭의 새로운 성인으로 선포했습니다. 지난 20155월 복자로 선포한지 35개월, 로메로 대주교가 암살된지 38년만입니다. 로메로 대주교는 종파를 초월해 존경을 받는 인물이지만 그동안 교회 일각에서는 종교적 이유가 아닌 정치적 이유로 목숨을 잃은 것이라며 그의 시성을 반대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프란치스코 교종은 20152월 그를 가톨릭 순교자로 공식 인정했고, 같은 해 5월 성인의 전 단계에 해당하는 복자(福者)로 선포하며 그의 시성을 추진해왔습니다. 로메로 대주교는 1980324일 기자들에게 그들이 나를 죽이는 데 성공할지라도 나는 엘살바도르인들의 가슴 속에서 부활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이 말을 하고 나서 몇 시간 뒤 프로비덴시아 병원 내 성당에서 미사를 집전하다 괴한들의 총격을 받고 숨졌습니다. 2009년 엘살바도르 정부는 그의 죽음에 당시 정권이 개입했음을 인정했는데요. 유엔은 2010년 그의 순교일을 국제 모든 인권 침해와 관련된 진실에 대한 권리와 희생자의 존엄을 위한 날로 선포했습니다. 영국 성공회는 가톨릭 신자인 그를 20세기의 순교자 중 한 명으로 선정했고, 런던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에 그의 동상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로메로 대주교는 어떤 분인지 자세한 소개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권선형 기자: 로메로 대주교는 1917년 중미 엘살바도르의 시우다드바리오스에서 태어났는데요. 12살 때 학업을 중단한 뒤 목수 일을 배우던 그는 20세가 되던 1937년 예수회가 운영하는 신학교에 입학해 성직자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로마의 그레고리오 대학에서 신학을 공부한 뒤 1942년 사제 서품을 받았고, 고국으로 돌아와 산미구엘 교구장을 거쳐 1977년 산살바도르 대교구장으로 임명됐습니다. 이때까지 그는 사회 문제에는 관심이 없는 보수적 학구파 사제였는데요. 당시 사회주의의 영향을 받아 교회의 사회 참여를 주장한 해방신학에 대해서는 증오에 가득찬 그리스도론이라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오랜 친구였던 루틸리오 그란데 신부의 죽음은 그가 엘살바도르의 현실에 눈을 돌리게 만들었습니다. 예수회 사제이자 해방신학자였던 그란데 신부는 당시 군사 정권의 폭정을 비판하다 우익 민병대 손에 피살됐는데요. 당시 엘살바도르는 50년 가까이 지속된 군사 독재로 극심한 부정부패에 시달렸고, 일부 지주가 전 국토의 60%를 소유하고 있었을 정도로 빈부 격차도 극심했습니다. 농민과 학생 등이 항거했지만 군사 정권은 1980년 한해에만 1만명 이상을 살해하며 이를 폭압했습니다. 로메로 대주교는 그란데 신부가 해온 일 때문에 그들이 그를 죽였다면 나 또한 같은 길을 가겠다고 했습니다. 이후 로메로 대주교는 시민단체와 연계해 정권이 자행한 살인과 폭력을 기록하고 고발했습니다. 군인과 민병대에 당신들의 형제인 농민을 죽이는 것을 중단하라. 죄악으로 가득한 명령을 거부하고 양심에 따르라고 했는데요. 지미 카터 당시 미국 대통령에게 당신이 보낸 무기는 우리 국민들을 죽이는 데 쓰인다는 편지를 보내 군사정권에 대한 지원 중단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교회에 내세에서의 구원 뿐 아니라 현세에서의 구원에도 나설 것을 요구했고, “정의를 위해 싸우는 모든 사람과 불의한 환경에서 부르짖는 모든 사람들은 교인이 아닐지라도 하느님의 나라를 위해 일하고 있는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진행자: 로메로 대주교와 함께 성인 반열에 오른 분들은 또 누가 있나요?


 


권선형 기자: 격동기 가톨릭 교회의 개혁을 이끈 이탈리아 출신의 교종 바오로 6세 또한 성인품에 올랐습니다. 재임 시절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재개함으로써 라틴어 미사를 폐지하고 각 국의 언어로 드릴 수 있게 됐고 또 다른 종교에 대한 존중을 선언하면서 유대인과 화해하기도 했습니다. 교종 바오로 6세는 한국과도 각별한 인연을 지니고 있는 교종이기도 합니다. 이밖에도 성체흠숭 수녀회 설립자 프란체스코 스피넬리 신부, 빈첸조 로마노 신부, 예수 그리스도의 가난한 시녀회 설립자 마리아 카타리나 캐스퍼, 예수의 성녀 데레사 나자리아 이그나시아 복자가 성인품에 올랐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참 뜻 깊은 소식인데요,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바티칸 교황청이 여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에 참석했습니다?


 


권선형 기자: 이날 미사는 문 대통령의 교황청 공식방문을 계기로 오직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의미를 지닌 특별미사로 열렸는데요. 교황청 성베드로대성당에서 한 나라의 평화를 위해 미사가 열리는 것은 교황청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입니다. 교황청 국무총리 격인 국무원장이 이날 미사를 집전한 것도 극히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집니다. 교황청 성직자들과 현지 외교단, 우리 정부 관계자, 현지 거주 교민, 유학 중인 한인 성직자 등 약 800명이 함께 한 가운데 열린 이날 미사는 남북한의 화해와 평화를 염원하는 간절함과 희망 속에 시종일관 진지하고, 경건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습니다. 파롤린 국무원장은 강론에서 "이 저녁, 우리는 겸손한 마음으로 하느님께 온 세상을 위한 평화의 선물을 간청하고자 합니다. 특별히 오랫동안의 긴장과 분열을 겪은 한반도에도 평화라는 단어가 충만히 울려 퍼지도록 기도로 간구합시다"라는 구절로 시작해 좌중을 숙연하게 했습니다. 이어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권능에 대한 신뢰를 가지고, 오늘날의 세상 안에서 구현해야 하는 참된 사명인 화해의 은총을 청합시다. 하느님의 은총에 힘입어, 용서의 길은 가능해지고, 민족들 가운데에서 형제애를 선택함은 구체적인 것이 되며, 평화는 세계 공동체를 이루는 주체들의 다름에도 불구하고 현실이 됩니다"라는 말로 끝맺었습니다. 미사가 끝난 뒤엔 문 대통령이 좌중의 환호와 박수 속에 앞으로 나가 한반도 평화정착을 주제로 연설을 했는데요.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은 지구상 마지막 냉전을 해체하는 일"이라고 강조한 문 대통령의 연설이 끝나자 좌중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따뜻한 박수를 쏟아냈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오늘 문재인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종을 예방하잖아요?


 


권선형 기자: 그렇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현지시간으로 오늘 교종을 예방합니다. 현지시각으로 정오에 만나게 되니까 우리나라 시각으로는 오늘 오후 7시쯤 될 것 같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의 초청 메시지를 전달한 데 따른 교종의 대답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프란치스코 교종이 한반도 평화 번영에 관심이 많다김 위원장이 교종을 한 번 만나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습니다. 이에 김 위원장은 교종님이 평양을 방문하면 열렬히 환영하겠다며 환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프란치스코 교종의 방북을 기대하는 여론이 큰데, 한국천주교의 반응이랄까요?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권선형 기자: 교종 방북을 크게 기대하는 분위기인데요. 지난달 남북정상회담에 특별수행원으로 참석한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는 김정은 위원장에게 남북이 화해와 평화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교황청에 전달하겠다고 말하자 김 위원장은 꼭 좀 전달해 달라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김희중 대주교는 이를 계기로 교황청과 북한의 관계가 진전되고 개선되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프란치스코 교종과 김정은 위원장의 만남이 성사되면 교종이 북한의 지도자를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 건데요. 그동안 북한의 종교인이 교종을 만난 적은 있었습니다. 19884월 북한의 가톨릭 신자 2명이 바티칸을 방문해 성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를 알현한 게 최초의 만남입니다. 지난 7월에는 세계교회협의회, WCC 70주년 행사에서 북한의 개신교 측 인사가 프란치스코 교종을 만난 적도 있습니다. 교종은 당시 한반도교회를 위해 매일 기도하고 있다면서 북한의 종교인들에게 평화를 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가톨릭비타꼰 권선형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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