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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교양>"그 남자의 이야기"-영화 '걸어도 걸어도' (3)

광주가톨릭평화방송 | 2018/09/20 18:05

영화 '걸어도 걸어도' 한장면
 
프로그램명: ‘행복한 라디오’(교양프로그램)

방송시간: 9월  20(), 오후 11051125


방송 제작 및 진행: 제작 편수민PD, 진행 양종아 아나운서


주제: 영화 '걸어도 걸어도'

 


기독교문화권인 서양은 개인주의가 강합니다. 모든 인간에게는 타고난 원죄가 있고 삶은 이에 대한 속죄의 과정으로 보는 것인데요. 그래서 죽음 이후 신이 각자의 삶을 심판하고 그 결과에 따라 천국과 지옥으로 사후의 길이 결정되는거죠. 그리고 이러한 과정은 온전히 각자의 책임입니다. 설령 부모자식이라도 어떠한 영향이나 도움을 줄 수 없는, 한마디로 가족이라고 해도 각자의 삶에 대한 결과는 각자가 책임을 질 수 밖에 없다고 보는 것이죠..구원을 받아서 천국에 가게 되어도 아내나 아이들을 데리고 갈 수는 없는 겁니다.

 

반면 동양의 경우는 서로의 인연을 중시합니다. 인도에서 시작된 불교에서는 옷깃을 스쳐지나가는 사람도 전생에 천번의 인연이 있었던 것으로 보죠..그러니 부모자식 부부형제등의 인연은 말할 것도 없겠죠.

 

그야말로 억겁의 인연을 거쳐서 가족으로 만났다고 보는겁니다. 한중일로 대표되는 유교문화권의 경우에도 이 인연을 중시하구요. 특히 가족간의 위계와 질서를 공동체의 가장 기초적인 형태로 보고 있죠. 이른바 삼강오륜 등을 중심으로 하는 윤리관이 권위주의적 질서로 자리잡으면서 구성원 전체의 가치와 철학을 지배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의 경우는 이 가족관계..특히 부모와 자식의 관계를 중시합니다. 자식의 성공이 곧 나의 성공이라고 여기고.,그러다보니 자녀들의 삶에 지나치게 개입하거나 심지어 자신의 삶과 동일시하는 부모도 많죠. 한국의 이른바 재벌들 역시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회사들이, 그것도 수많은 주주들의 투자를 통해서 경영되고 있는 주식회사들이 창업자의 직계가족들에 의해서 3세에 걸쳐 족벌경영을 하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보기 드문 현상입니다. 북한 역시 말로는 공화국임을 주창하면서도 3대째 정치권력을 세습 하고 있으니 한반도는 아직도 서구에서 규정하는 이른바 근대화가 완성되지 않은 상태라고 볼 수 있겠네요.

 

영화 <걸어도 걸어도> 속 료타의 어린 시절 꿈은 의사가 되는거였습니다. 일기에도 아픈 사람을 위해 왕진가방을 들고 집을 나서는 아버지가 멋있다며, 형은 내과의사 자신은 외과의사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썼습니다. 어린아이에게 아버지는 절대자에 가까운 존재입니다. 나중에 커서 아버지같이 되겠다고 생각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합니다.

 

자신이 성공했다고 믿는 부모는 자녀가 자신의 뒤를 이어주길 바랍니다. 실패했다고 생각하는 부모 역시 자식이 자신의 한을 풀어주길 바라죠. 그래서 아이들이 어렸을때부터 은근히 자신의 바람을 각인시키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과연 진짜 아이들의 꿈일까요? 그리고 부모의 꿈을 좇아서 살아가는 아이들의 삶이 궁극적으로 행복해질수 있을까요?

 

우리 사회는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면에서 유례없이 짧은 기간동안 근대화되고 서구화되었지만 여전히 사회 곳곳에 전근대적인 모습이 짙게 남아있습니다. 자녀의 삶을 자신과 동일시하는것, 개인의 성취를 가문이나 공동체의 영광으로 여기는 것, 그래서 여전히 혈연 지연 학연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그런 모습 중 하나라고 하겠습니다.

 

과거 조선시대에 집안의 누군가 높은 벼슬에 오르면 그 한 사람이 집안과 마을 전체를 먹여 살렸고 그것이 고스란히 당쟁의 폐해로 나타났던 전 근대적 모습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은 병폐입니다.

 

얼마후면 추석 연휴이네요. 예전만큼은 아니라고 해도 명절이 되면 많은 분들이 고향집을 찾습니다. 오랜만에 부모님 형제들을 만나고 맛난 음식도 나눠먹고..즐거운 명절이죠. 그런데 모두가 즐겁지만은 않은 것이 또 명절입니다.

특히 하루 온종일 음식을 만들고 상차리기를 반복해야 하는 여성들의 고통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죠.

 

오죽하면 기혼 여성의 56%가 차라리 명절연휴에 출근을 했으면 좋겠다고 대답하겠습니까? 많이 달라졌다고는 하는데..참 개선되지 않는 우리의 문화이네요. 명절 연휴를 괴롭게 보내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 나라 역시 전세계적으로 드물겁니다.

 

그리고 가사노동 뿐이겠습니까? 더 무서운 건, 가족이라는 이름의 언어폭력이겠죠. 대수롭지 않게 내뱉는 가족들의 말이 상처가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 올해 대학은 어디로 갔어? 취업은 했어? 결혼은 언제해? 애는 안가져? 집은 장만한거야? 등등..그러니 주부들 뿐만 아니라 입시생 취준생 직장인 할 것 없이 명절 때 가족들을 만나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가 되는거겠죠. 어디 우리나라만 그러겠습니까? 영화 <위플래쉬>에서 드럼연주자가 꿈인 앤드류에게 음악해서 밥벌이가 되느냐는 사촌들이나 심지어 아버지 역시 다 마찬가지인 모습을 보면서..참 어디나 다 마찬가지이구나..그런 생각을 했네요.

 

거장 톨스토이의 작품이죠. 안나 카레리나는 이런 문장으로 시작합니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가 비슷한 모습이지만, 불행한 가정은 제각각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행복의 요소가 모두 충족되지 않으면 가족이 행복해지기 어려운것이고 그래서 행복한 가족들은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는거라 해석하기도 하지만..저는 불행한 모든 가정이 제각각의 이유로 불행하듯..

겉보기에 행복해 보이는 집이라도 고통과 어려움과 갈등이 한가지도 없는 집은 드물것이고..그런 것들을 가족간의 사랑으로 현명하게 극복하고 있는 집이 같은 모습의 행복을 누리고 있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즐거운 명절이지만.말씀드린대로 오히려 명절이 스트레스인 분들도 많고..가족이 서로 상처가 되기도 하죠. 그래서 영화 걸어도 걸어도의 포스터에 이런 말이 적혀있는 것 같습니다.

너무 가까이 있기에, 더욱 다가갈 수 없는 이름..가족

영화에서..료타는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뒤늦게 어머니의 질문에 대한 답이 떠오른 후 신음을 토하듯 말합니다. “언제나 꼭 이렇게 한발짝씩 늦다니까.”

 

아버지는 몇 해 후 세상을 떠납니다. 그리고 아버지가 언제 한 번 같이 가자고 했던 프로축구를 함께 보러 가지 못했습니다. 어머니도 얼마 후 아버지의 뒤를 따르듯 세상을 떠났고, 어머니가 원했던..자신의 차에 어머니를 태워드리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왜..언제나 이렇게 한발짝씩 늦고서 뒤늦은 후회를 할 수밖에 없는걸까요? 나중에 후회할 일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그런 명절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존 덴버 Take me home country road 함께 들으시고 행복한 이야기 속 주인공이 되시길 바랍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그 남자의 이야기>,
           
김기호 문화 칼럼리스트의 시선을 통해서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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